배움의 발견

Educated

나의 특별한 가족, 교육, 그리고 자유의 이야기

 

타라 웨스트오버 지음
김희정 옮김
열린책들 펴냄

 

메시지가 분명한 잘 짜여진 이야기다. 그래서 믿을 수 없었지만, 실화다.
아버지의 눈으로 세상을 보던 저자가 스스로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스스로의 판단으로 자기 인생을 결정할 수 있게 되기까지의 이야기다.

시종일관 사람들 저마다의 기억이 서로 다를 수 있음을, 그리고 그 기억이 사실과 다를 수 있음을 강조한다. 저자가 교육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다. 이 깨달음을 기초로 저자는 주변 사람들의 기억을 모아 자기의 과거를 재구축하고,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선택한다. 그렇게 저자가 어린 아이에서 성숙한 인격으로 바뀌어 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저자의 결론에 따르면 그것은 변신이었다. 그리고 그 변신을 가능하게 했던 것은 그녀가 발견해낸 교육 덕분이었다.

그 이후에 내가 내린 결정들은 그 소녀는 내리지 않을 결정들이었다.
그것은 변화한 사람, 새로운 자아가 내린 결정들이었다. 이 자아는 여러 이름으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 변신, 탈바꿈, 허위, 배신.
나는 그것을 교육이라 부른다.

 

아주 좋은 책을 읽었다. 좋은 번역이었다 (번역 별 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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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노력이 모든 것을 바꾼다

어른의 의무

 

야마다 레이지 지음
김영주 옮김
북스톤 펴냄

 

저자는 일본의 만화가다. 1966년에 태어났으니, 이 책이 출간된 2016년엔 50살이었다. 50살이 되면 어른의 의무를 지키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인 것 같다.

저자가 말하는 어른의 의무는 3가지다. 불평하지 말 것, 잘난 척하지 말 것,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할 것. 어른이 의무를 지킬 대상은 자기보다 젊은 사람들이다. 겸허한 자세로 젊은 사람들을 존중하라는 것이다. 겸허함을 강조했던 직전 독서 '사랑의 기술'이 떠올랐다.

책의 마지막에서 2차 대전 종전 이후부터 지금까지 일본 사회의 변천사를 출판 만화의 변천사와 함께 요약하는 게 특히 좋았다. 무난한 번역이었다 (번역 별 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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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t of Loving

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지음
백문영 옮김
혜원출판사 펴냄

 

에리히 프롬의 책들을 좋게 읽었다. 이 책도 언젠가 좋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삶과 사랑에 대한 저자의 관점이 좋았다. 저자의 관점에 의하면 삶이 평생 갈고닦아야 하는 무엇이듯 사랑도 평생 갈고닦아야 완성할 수 있는 무엇이다. 올바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기술을 훈련해야 하는데 이 훈련은 평생토록 해야 하는 과업이다.

인간은 미성숙한 단계에서 보다 높은 성숙의 단계로 성장해야 한다. 그게 삶이다. 개인의 성숙은 사회가 뒷받침해야 한다. 지금 개인이 자기로부터, 자연으로부터 소외된 삶을 사는 이유는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 때문이다. 우리는 삶의 기술을 갈고닦아, 그리고 사랑의 기술을 갈고닦아 우리가 속한 사회를 개선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모두를 사랑해야 한다. 타인'만' 사랑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못한다면 그건 올바른 사랑이 아니다. 단 한 사람'만' 사랑하는 것도 올바른 사랑이 아니다. 내 이웃 모두를 내 몸같이 사랑하는 것이 사랑의 궁극적 이상이다.

사랑하는 기술을 익힌 사람은 겸허하다. 타인을 존중한다. 존재만으로도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친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무난한 번역이었다 (번역 별 3.5 ★★★☆).

 

내가 어떤 사람에게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나는 당신을 통해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당신을 통해 세계를 사랑하며, 당신을 통해 나 자신도 사랑한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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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Economics Captured Us

경제학은 어떻게 권력이 되었는가

 

조너선 앨드리드 지음
강주헌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1950년대 이후 70년간의 경제학 변천사를 훌륭하게 요약한다.
이 시기, 영국에서는 대처가 집권했고 미국에서는 레이건이 집권했다. 그리고 신자유주의가 물결쳤다. 사람들의 일상에 경제학 개념이 침투해서 경제적 효율성이 모든 가치 판단을 지배했다. 신자유주의의 키워드는 '자유 시장', '낙수 효과', '작은 정부'다.

친숙하지 않은가? 태극기 부대 노인들이 태극기, 성조기, 이스라엘기를 흔들며 외치는 '자유 우파'란 말이 노벨상을 거듭 수상한 비싼 몸값의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의 두뇌에서 나온 말이다. 세계화 덕분에 우리는 생각보다 더 많이 세계와 연결되어 있다.

 

경제학이 경제 분야를 넘어 사람들의 가치관을 조정하게 된 지금, 우리는 도덕성보다 경제성을 따진다. 그래서 기후 변화 문제를 쉽게 외면하고 불평등 문제를 쉽게 외면한다. 그런 문제는 무능한 정부와 몰인정한 경제학 때문인 것 같다. 나와 무관한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은 냉정하게 말한다. 모든 문제는 우리 책임이다. 우리는 이제 "돈을 옳고 그름의 기준으로 삼는 천박한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

기후 변화의 경우에는 "미래 세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라고 물어야 한다. 이 질문은 사회과학의 범위를 넘어선다. 우리도 돈을 옳고 그름의 기준으로 삼는 천박한 수준에서 벗어나야 한다.

 

우리는 생각보다 큰 힘을 갖고 있다. 책임감을 갖고 도덕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 행동해야 한다.

우리에게는 상상을 초월하는 힘과 능력이 있다. 경제는 수많은 사람이 행하는 선택과 행위의 합이다. 따라서 경제의 미래는 우리 손안에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경제 형태를 우리가 선택할 수 있다.

 

경제학자들은 어디서 따로 유머를 배우는 것 같다. 무거운 주제지만 유쾌하게 읽었다. 무난한 번역이었다 (번역 별 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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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Let my people go surfing

 

이본 쉬나드 지음
이영래 옮김
라이팅하우스 펴냄

 

한글 제목과 원서 제목의 느낌이 조금 달랐다. 한글 제목은 "파도가 치면 서핑을 가겠다"라는 자기 실현적인 느낌인데, 원서 제목은 "내 사람들이 서핑 갈 수 있게 배려하겠다"라는 이타적인 느낌이다. 책을 읽은 뒤 미루어 생각해보면 양쪽 모두 저자의 본모습이다. 저자는 성공한 사업가이면서 대단히 현실적인 모험가다. 위험한 모험의 순간에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다면 동료를 버리는 선택도 담담히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모질거나 못된 사람이라는 뜻이 아니다. 죽음과 직면하는 모험을 거듭하면서 현실을 직시할 수 있게 된 사람이라는 뜻이다.

한국과 인연이 있는 사람이다. 1960년대에 주한미군으로 복무했다. 당시 그는 한국인 등반가들과 인수봉에 쉬나드A 루트와 쉬나드B 루트라는 암벽등반 길을 개척했다. 미국으로 돌아가 사업을 일으키면서 한국에서 함께 했던 암벽등반 동료들을 초대하기도 했다. 친구들을 직원으로 초대하는 것은 저자가 일으킨 회사 파타고니아의 전통이다.

파타고니아는 한번 쓰고 버리는 제품이 아니라 오래도록 수선해가며 평생을 쓰고 물려주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철학이라고 한다. 지속 가능한 환경을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은 성공한 사업가의 성공 스토리다. 세상의 모든 성공 스토리가 그렇듯 가려 들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돈이 아니라 환경을 목적으로 사업한다는 그의 철학은 분명 신선했다.
좋은 번역이었다 (번역 별 3.5 ★★★☆).

 

위험한 스포츠를 하면서 중요한 가르침을 얻었다. 한계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계를 넓히려고 노력하고 한계를 초월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살지만, 한계를 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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