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

산은 높고 바다는 깊네

 

유홍준 지음
창비 펴냄

 

저자 유홍준 선생님이 추사 김정희 선생님의 인생을 들려준다. 어눌한 듯 할 말 다하는 저자 특유의 구수한 문장이 좋았다. 저자는 오랫동안 추사를 연구해 왔고 이미 한차례 추사 연구서도 저술한 바 있는 추사 전문가다.

추사의 작품이 많이 실려 있다. 글과 그림을 보는 안목이 없고 한자 까막눈인 내가 봐도 뭔가 멋졌다. 작품마다 어떤 점을 눈여겨 봐야 하는지 설명이 달려 있어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편집도 좋고 종이도 좋아서 여러모로 만족스러웠다.

저자의 안내로 추사를 따라 태어나서 살고 죽은 느낌이다. 추사는 명문가에서 부족함 없이 태어나 과거에 급제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다 노년에 2차례 긴 귀양살이를 하며 고초를 겪었다. 그의 빛나는 작품은 그런 고단한 노년에 무르익었다. 누구나 삶을 살지만, 그 속에서 인격을 완성시켜내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예술이다. 추사는 글,그림의 예술가가 아니라 삶의 예술가였다. 존경스럽다.

 

내 글씨엔 아직 부족함이 많지만 칠십 평생에 나는 벼루 열 개를 밑창냈고, 붓 일천 자루를 몽당붓으로 만들었다네.

 

Posted by ing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