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수용소에서
Man's Search for Meaning
빅터 프랭클 지음
이시형 옮김
청아출판사 펴냄
2020.7.18.
호흡이 빠른 책이다. 짤막한 챕터가 빠르게 이어진다.
1946년에 출간되어 오래된 책이지만 긴 글 읽기가 힘겨워진 요즘 아주 잘 맞는다.
번역서의 제목이 아쉬웠다.
이 책에서 중요한 것은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아니다. 이 책은 피할 수 없이 강제로 맞은 비참한 환경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성장할 수 있는 인간이란 존재를 이야기한다. 수용소에서의 경험이 반절이고, 거기서 빚어낸 저자의 조언이 반절이다. 원서의 제목을 살려서 소개했으면 더 좋았을 뻔 했다 ('사람은 의미를 찾는다' 정도면 어땠을까?).
지금 내 상황과 잘 맞았던 것 같다. 마음에 와닿는 구절이 많았다. 독서하면서 페이지가 줄어드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좋았다.
산다는 것은 곧 시련을 감내하는 것이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그 시련 속에서 어떤 의미를 찾아야 한다.
힘든 상황이 선물로 주는 도덕적 가치를 획득할 기회를 잡을 것인가 아니면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택권이 인간에게 주어져 있다.
니체가 말했다. "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
독서에 방해되지 않는 준수한 번역이었다 (번역 별 3.5 ★★★☆).
2024.8.25.
직전 독서 『나라는 착각』에서 언급되어 다시 읽고 싶어졌다.
책의 분량에 비해 긴 시간(1달)을 들여 반복해서 읽었다. 저자의 이야기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었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은 '고통', '죄', '죽음'의 제약을 피할 수 없다. 그런 제약에도 불구하고 삶을 긍정할 수 있는 이유가 '삶의 의미'다. 삶에서 의미를 발견한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살아낸다 (삶이라는 책임을 피하지 않는다). 인간은 '일(행위)', '경험(사랑)', 그리고 '강제로 맞닥뜨린 시련' 속에서 의미를 발견한다. 심지어! 시련 속에서도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저자의 체험에서 우러나온 이야기가 곱씹을수록 위로가 됐다.
삶이 힘들 때마다 치료약이 되어줄 책이다.
(책 56% 위치)
우리는... 좌절에 빠져 있는 사람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 주어야 했다. 정말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삶으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가 아니라 삶이 우리로부터 무엇을 기대하는가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보다 번역이 좋지 않았다. 책 내용이 주는 감동이 번역에 대한 기억에 영향을 줬던 것 같다. 그만큼 내용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