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부터의 귀환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전현희 옮김
청어람미디어 펴냄

 

우주선을 타고 지구 밖으로 나가 본 사람은 무척 드물다. 이 책이 출간된 1983년을 기준으로 100명 남짓 밖에 안 된다. 거기서 우주선 밖으로, 그러니까 진짜 우주로 나가 본 사람은 더 드물다. 우주유영이나 달착륙 임무를 수행한 우주비행사만이 그런 경험을 했다.

적막한 우주 속을 홀로 유영할 때, 또는 달에 착륙해서 광활한 우주와 그 속에 떠 있는 조그만 지구를 올려다볼 때, 어떤 느낌이 들까? 이 책은 그런 체험을 가진 우주비행사들을 찾아가 인터뷰한 기록이다.

한마디로 압도적인 느낌이 든다고 한다. 그런 체험을 하는 순간에는 지구 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다툼이 덧없게 느껴진다고 한다. 우리는 모두 지구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존재들이다. 지구 밖에서 보면 인간 개개인의 차이점은 보이지도 않고 인류로서의 공통점만 드러나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책이 전하는 우주여행 후의 뒷얘기를 들어 보면 아무나 할 수 없는 압도적인 체험을 하고도 모두가 인격적으로 성숙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결국 인격적 성취는 개인에게 달린 문제인 것 같다. 흔치않은 경험을 접할 수 있는 독서였다. 번역도 나쁘지 않았다 (번역 별 3.5 ★★★☆).

 

의무감을 강하게 느꼈다...
이 체험의 가치는 나의 개인적 가치가 아니라 내가 가지고 돌아와서 인류에게 전해야 할 가치이다. 내가 인간이라는 종의 센서이다. 감각 기관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내 인생 가운데 가장 고조된 순간이었지만, 에고가 고조되는 순간이 아니라 에고가 소실되는 고조의 순간이었다. 종이라는 것을 이만큼 강력하게 의식했던 건 처음이었다. 그래서 종을 앞에 둔 개인의 하찮음을 강하게 느꼈다.

 

 

Posted by ing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