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함수와 미적분을 마스터하다
수학으로 배우는

파동의 법칙

 

Transnational College of LEX 지음
이경민 옮김
Gbrain 펴냄

 

2013.10.9.

세상의 모든 것은 파동이다.
내 심장의 규칙적인 움직임도, 빛도, 소리도 파동이다. 푸리에 해석은 그런 파동을 해석하는 수학적 기법이다. 이 책은 푸리에 급수와 푸리에 계수에 대해 아주 쉽게 설명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책은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포함된 수학 스터디 그룹이 만든 공동 기획물이다. 푸리에 해석을 어떻게 하면 쉽게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하고 함께 모니터링 하면서 만든 저작물이다. 일본에서 만들어졌지만 여러 나라에서 공식 교과서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그럴만 하게 내용이 좋다.

 

나는 수학을 너무 압축적으로 배웠다.
수식으로만 증명했고 정제된 공식만 외웠다. 이책은 삼각함수의 적분을 설명하면서 가위와 풀로 삼각함수의 그래프를 오려 붙여가며 한주기 동안의 삼각함수 적분이 0 임을 설명한다. 단순한 시도지만 수식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생생한 직관을 얻었다. 논어에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則罔)이라는 구절이 있다. 배우기만 하고(學而) 생각할 여유가 없었기 때문에(不思) 나는 수학에서 망했던 것이다(則罔).

 

이 책의 하일라이트는
삼각함수로 구성된 푸리에 해석에 오일러 공식을 적용해서 간결한 복소수 표현으로 바꾸는 과정을 설명하는 부분이다. 복소평면과 삼각함수 사이의 관계를 표현하는 오일러 공식과, 모든 함수를 일관된 형태로 표현하는 매클로린 전개를 이용해서 푸리에 급수를 아름답도록 간결한 표현으로 바꾸어가는 과정을 멋드러지게 설명한다.

 

저술과 번역 모두 좋았다.

 

 

2024.6.3.

이제 e의 복소지수 수식을 보면 그 이면의 코사인 함수와 사인 함수가 보인다. 오일러 공식과 친해진 것이다. 기쁘다.

오일러 공식

 

독서를 통해 푸리에 급수가 무엇인지, 푸리에 변환이 무엇인지 흡족하게 배웠다. 그 과정에서 미분과 적분도 충분히 연습했다. 대학 전공 공부 전에 이 책을 봤다면 공업수학 빵구는 면했을 것이다. 아쉽다.

 

훌륭한 번역이었다 (번역 별 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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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마칠 때 쯤 ChatGPT가 그려준 그림을 보고 많은 것을 생각했다. 그림을 보고 생각해야 더 생생하게 각인되는 무엇이 있는 것 같다. ChatGPT가 제시한 그림이 독서를 정리하는데 도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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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소모하지 않는 현명한 태도에 관하여

Understatement

 

마티아스 뇔케 지음
이미옥 옮김
퍼스트펭귄 펴냄

 

태도에 관한 책이다. 자신을 부풀리지 말라고 한다. 있는 그대로만 표현하라고 한다. 그런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지혜롭다고 한다. 책의 원제 Understatement는 '절제된 태도'를 뜻하는 것 같다. 다양한 사례를 동원해서 '절제된 태도'의 장점을 설명한다. 책의 내용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논증적이라기 보다는 선언적이었다. 분량도 짧아서 "왜?"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느꼈다.

무난한 번역이었다 (번역 별 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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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로이론의 개념과 회로 해석을 명확히 배울 수 있는 정통 입문서

회로이론

 

Fawwaz T. Ulaby, Michel M. Maharbiz 지음
박병국, 조성재, 강인만, 김중빈 옮김
한빛아카데미 펴냄

 

문득 라플라스 변환과 푸리에 변환이 궁금해졌다. 그래서 책을 고르는데, 어라? 이게 내가 배운 과목에 있었어? 게다가 그 과목이 전공 필수였어? 여태껏 까맣게 잊고 살았다. 그렇게 몇십 년이나 지나서, '문득 그냥 알고 싶어져서' 전공필수였던 회로이론을 다시 공부했다.

 

페이저(Phasor) 변환, 라플라스 변환, 푸리에 변환이 재밌었다. 이 도구들을 사용하면 많은 문제를 풀 수 있었다. 이 도구들의 핵심 기초는 오일러 공식이었다. 삼각함수와 e의 복소 지수를 결합한 오일러 공식 덕분에 주기 함수를 복소 평면 위에서 해석할 수 있게 됐다. 새삼 삼각함수, 오일러 수 e, 복소 지수 체계의 아름다움을 느꼈다.

 

페이저(Phasor) 변환, 라플라스 변환, 푸리에 변환으로 문제를 풀면서 과학과 공학의 차이를 생각했다. 이 도구들을 쓰면 항상 답을 구할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쾌감을 느꼈다. 그게 과학과 공학의 차이인 것 같다. 답이 없는 문제를 연구하는 것이 과학이고, 답이 있는 문제를 푸는 것이 공학인것 같다.

 

좋은 전공 교재였지만 가끔 오타가 있었다. 확고한 지식이 없는 입장에서 책의 내용을 의심하게 되어 피곤했다. 판을 거듭하면서 정정되면 좋겠다 (번역 별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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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가 들려주는 수학이야기

푸리에가 들려주는 삼각함수 이야기

 

송륜진 지음
자음과모음 펴냄

 

삼각함수를 설명한다. 그런데 성인 눈높이에는 적당하지 않았다. 난이도가 너무 낮았고 설명이 딱딱했다. '수학자가 들려주는 수학이야기'는 내가 좋아하는 시리즈다. 이 책에 한정해서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추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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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쉽게 배우는

푸리에 해석

 

Shibuya Michio 지음
홍희정 옮김
성안당 펴냄

 

푸리에 해석이란 시간축에서 주기를 갖고 무한히 반복되는 신호를 주파수 축에서 해석하는 것임을 배웠다. 부제목처럼 정말 '만화로 쉽게 배울' 수 있었다. 목차별로 인상적인 구절을 발췌한다.

 

목차 발췌
프롤로그: 소리의 파형 p35. 푸리에 변환과 삼각함수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p38. 단순한 파형들의 합성으로 복잡한 파형이 만들어진다는 개념이 푸리에 변환의 기저를 이루고 있다.
p42. 푸리에 변환을 실행하려면, 원칙적으로 파형이 일정 주기를 가져야 한다.
p46. 1965년 고속 푸리에 변환 FFT 방법이 고안되었다. FFT와 컴퓨터의 보급으로 인해 순식간에 물리학이나 공학 분야까지 푸리에 변환의 활용 영역이 넓어졌다.
제 1장: 푸리에 변환을 향한 여정 p134. 사인함수 코사인함수의 덧셈 공식에서 "곱을 합 또는 차로 고치는 공식" 과 "합 또는 차를 곱으로 고치는 공식"이 유도된다.
제 2장: 삼각함수  
제 3장: 적분과 미분  
제 4장: 함수의 사칙연산 p137. 지금은 퍼즐을 하나하나 맞춰가는 상태라고 할 수 있어. 퍼즐 피스가 모두 제자리를 찾으면 전체의 그림이 보일테니 걱정마!!
제 5장: 함수의 직교성 p150. 직교 관계에 있는 함수의 곱의 정적분은 0이다.
제 6장: 푸리에 변환을 이해하기 위한 준비 p171. 
x축과 y축은 직교 관계에 있다.
x축은 y축을 아무리 정수배해도 나타낼 수 없다.
이것은 곧 '직교한다'라는 말이 '다른 방법으로는 나타낼 수 없다'란 뜻이다.
x축과 y축이 직교하는 건, 의식적으로 그렇게 그렸기 때문이다 (그렇게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야기를 sin과 cos으로 돌려서...) cos x 라는 함수는 b sin x의 b 를 아무리 변화시켜도 만들어 낼 수 없다.
sin x 는 a cos x의 a 를 아무리 변화시켜도 만들어 낼 수 없다.
제 7장: 푸리에 해석  

 

자연스러운 번역이었다 (번역 별 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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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박노해 시집

 

박노해 지음
느린걸음 펴냄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 박노해

 

안데스 산맥의 만년설산
가장 높고 깊은 곳에 사는
께로족 마을을 찾아가는 길에

 

희박한 공기는 열 걸음만 걸어도 숨이 차고
발길에 떨어지는 돌들이 아찔한 벼랑을 구르며
태초의 정적을 깨뜨리는 칠흑 같은 밤의 고원

 

어둠이 이토록 무겁고 두텁고 무서운 것이었던가
추위와 탈진으로 주저앉아 죽음의 공포가 엄습할 때

 

신기루인가
멀리 만년설 봉우리 사이로
희미한 불빛 하나

 

산 것이다

 

어둠 속에 길을 잃은 우리를 부르는
께로족 청년의 호롱불 하나

 

이렇게 어둠이 크고 깊은 설산의 밤일지라도
빛은 저 작고 희미한 등불 하나로 충분했다

 

지금 세계가 칠흑처럼 어둡고
길 잃은 희망들이 숨이 죽어가도
단지 언뜻 비추는 불빛 하나만 살아 있다면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세계 속에는 어둠이 이해할 수 없는
빛이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거대한 악이 이해할 수 없는 선이
야만이 이해할 수 없는 인간정신이
패배와 절망이 이해할 수 없는 희망이
깜박이고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그토록 강력하고 집요한 악의 정신이 지배해도
자기 영혼을 잃지 않고 희미한 등불로 서 있는 사람
어디를 둘러 보아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 시대에
무력할지라도 끝끝내 꺾여지지 않는 최후의 사람

 

최후의 한 사람은 최초의 한 사람이기에
희망은 단 한 사람이면 충분한 것이다

 

세계의 모든 어둠과 악이 총동원되었어도
결코 굴복시킬 수 없는 한 사람이 살아 있다면
저들은 총체적으로 실패하고 패배한 것이다

 

삶은 기적이다
인간은 신비이다
희망은 불멸이다

 

그대, 희미한 불빛만 살아 있다면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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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우리는 음악을 듣는다

지브리 음악감독과
뇌과학자의 이토록 감각적인 대화

 

히사이시 조, 요로 다케시 지음
이정미 옮김
현익출판 펴냄

 

지브리 만화영화를 통해 훌륭한 음악을 알려온 히사이시 조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하지만 그의 분량이 적다. 음악가 히사이시 조와 뇌과학자 요로 다케시의 대담집인데, 히사이시 조가 인터뷰어 역할이다. 자기 이야기를 하기보다 요로 다케시의 이야기를 끌어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책 어디에도 '음악을 듣는 이유'는 나오지 않는다.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만, 음악을 주제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나이 든 아저씨들의 술자리 잡담 같다. 다만 대화의 분위기는 따스했다. 번역 좋았다 (번역 별 3.5 ★★★☆).

 

완전히 노망난 척하지만 사실 모든 걸 알고 있는... 그런 어르신은 멋있지요.
(책 89% 위치. 제6장 모든 인간은 예술가다/ 유쾌한 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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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대통령 비서실이 직접 엮은 문재인 정부 5년의 철학과 메시지

 

문재인 대통령 말글
대통령 비서실 엮음
김영사 펴냄

 

문재인 대통령은 역사관이 바른 사람이다. 그의 역사 인식을 정리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대한민국은 임시정부로부터 시작됐다. 임시정부는 3.1운동에서 비롯됐다. 임시정부가 창설한 독립군이 대한민국 국군의 시작이다. 독립운동과 6.25 전쟁에서 희생한 영웅들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은 국가의 의무다. 그런 국가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 애국심을 고양하는 길이다." ... 대통령 연설문에서 인용하는 역사적 사실이 많았다. 몰랐던 사실을 많이 배웠다.

 

문재인 정부는 우리 미래를 외세가 아니라 우리 손으로 결정지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분투했다. 우리는 장차 통일을 이루고, 그래서 대륙과 연결되고, 그 속에서 평화와 번영을 누릴 것이다. 상상하면 실현할 수 있다. 그런 미래를 상상해야 한다.

 

탁현민 작가의 『미스터 프레지던트』를 먼저 읽은 것이 연설문을 이해하는 데 도움됐다. 언제 어떤 배경에서 나온 연설문인지 어림하며 독서할 수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에서 해방된 국가들 가운데 우리나라처럼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 발전에 함께 성공한 나라는 없습니다.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에 촛불혁명으로 민주주의를 되살려 전 세계를 경탄시킨 나라 ...
대한민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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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를 듣는 시간

 

알프레트 브렌델 지음
홍은정 옮김
한스미디어 펴냄

 

브렌델은 1931년생으로 2008년에 은퇴를 선언한 피아니스트다. '작가'는 피아니스트 브렌델이 느끼는 또 하나의 정체성이다. 이 책은 '작가' 브렌델이 2012년에 썼다. 알파벳으로 챕터를 나누고 각각의 챕터를 그 알파벳으로 시작하는 단어에 관한 단상으로 채웠다.

 

피아노와 함께 나이 들어 익어간 사람의 정신세계를 조감할 수 있었다.

p162. S/ Stille, 영 silence
... 영어에는 listen = silent라는 흥미로운 글자놀이가 있습니다. 청취와 고요는 동일하다는 의미지요.

 

매일 아침 브렌델의 음악을 틀어놓고 커피와 함께 조금씩 읽었다. 향긋하고 편안한 시간이었다. 번역 좋았다 (번역 별 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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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청와대 일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1,826일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윤재관 지음
한길사 펴냄

 

살면서 청와대에서 일해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또 문재인 대통령 같은 인물과 일해보는 사람은 또 몇이나 될까? 이 책은 그런 귀한 경험을 담고 있다.

저자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선거를 치르며 일했던 경험, 그리고 판문점과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치르기 위해 실무를 맡아 일했던 경험을 자랑스럽게 펼쳐놓는다. 그건 저자만의 경험이 아니다. 우리 사회의 경험이고 자산이다.

저자의 말처럼 우리는 이번에 축적한 자산을 토대로 다음번 평화 시기에는 더 높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위대한 나라다. 그리고 장차 더 위대해질 것이다.

 

제1부 인연/ 인연의 출발/ p28
... 그 말씀에 난 가슴이 뛰었다. 그때 이분과 꼭 함께하겠다고 다짐했다.
제1부 인연/ 5년이 흐르는 동안/ p40
그날 봉하마을의 추도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중에는 다시 봉하마을에 오지 않겠다고 선언하셨다. ... 그것은 우리 참모들에게 주는 강력한 메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반드시 성공해야만 하고, 그렇기에 무조건 유능해야만 하고, 그렇기에 무조건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해야 한다"는 그런 주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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