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르던 책을 읽었다.

이 책은 다음과 같은 점들이 마음에 들었다.
인간의 의식을 "무의식", "전의식", "의식"의 영역으로 구분하여 설득력 있게 설명한 점.
꿈의 생성 매카니즘과 자기 검열에 의한 꿈의 왜곡 매카니즘을 설득력 있게 설명한 점.

반면, 이 책의 다음과 같은 점들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꿈을 분석하는 논리가 지극히 자기 본위인 점.
꿈을 해석하는 논거가 오로지 "性(성)"으로 귀결되는 점.

그리고, 번역이 조금 아쉬웠다.
용어가 낯선 사람을 위해 한자나 원어를 병기하는 친절을 조금 더 베풀어줬으면 좋았을 뻔 했다. 대부분의 전문 용어가 아무런 설명 없이 출현하기 시작한다. 예를 들어, 본문중에 "꿈의 사고"라는 말이 느닷없이 나오기 시작하는 데, 이것이 "꿈 속의 사건(event)"를 말하는 것인지 "꿈 속의 생각(thinking)"을 말하는 것인지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원본이 아니라 요약본이다. 표지는 멋있다. 프로이트의 카리스마 넘치는 사진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돋을새김 푸른책장 시리즈 008
무의식의 세계를 열어젖힌 정신분석의 보고 "꿈의 해석"
프로이트 저, 이환 편역

Posted by ingee
,

나는 학생이다

독후감 2009. 3. 25. 09:06
이 책의 저자 '왕멍'은 중국 공산당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는 문필가다.
이 책을 출판할 당시 저자는 70 세였다. 저자는 10 대초반의 어린 나이에 중국의 공산당 혁명에 동참했다. 하지만 항상 잘나가던 인물은 아니었다. 20 대에 쓴 책이 문제가 되어 사상범으로 몰렸고, 상당히 오랜 세월을 중국의 변방에서 막노동 하며 지냈다. 그가 중앙 정치 무대에 다시 서게 된 것은 그의 나이 60 이 넘어서였다.

저자는 자기의 정체성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스스로를 농부라 하기에도, 정치가라 하기에도, 문필가라 하기에도 어정쩡했다. 고민 끝에 저자가 도달한 결론은 '학생'이었다. 중국 변방에 유배돼서도 삶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았던 것은 무언가를 배우면서 느끼는 기쁨 때문이었다. 저자는 그곳에서 '위구르어'를 배웠다. 저자는 '무언가 배울 수 있는데 왜 절망하는가?' 라고 말한다.

이 책은 '제발 나를 읽으란말야' 하면서 나를 따라다닌 책이다. 결국 인연을 맺어 읽게 됐고, 무척 좋은 느낌을 받았다. 삶에 임하는 에너지를 가득 충전 받은 느낌이다. 읽는 맛이 매끄럽지만은 않은데, 번역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저자의 글투가 그런 것 같다. 구조적으로 잘 설계된 책이다. 흠이 있다면 표지가 그리 멋지지 않다는 점이다.


Posted by ingee
,
세상을 읽는 노 철학자의 지혜 "게으름에 대한 찬양"

버트런드 러셀 지음
송은경 옮김
사회평론 펴냄


러셀은 특이한 철학자다.
100년 가까운 삶을 통해 치열한 행동을 보여준 행동파다. 그런데 그의 글은 투박하기 마련인 행동파의 글 답지 않게 재치가 넘친다. 말빨이 세다. 그의 글을 읽자면 집중해야 한다. 현란한 글의 파도가 어디를 향하는지 길을 잃기 쉽기 때문이다. 파도를 헤치고 나면 직관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러셀의 수필들을 모은 책이다. 그런데 수필집 답지 않게 의외로 집중력이 있다. 책을 관통하는 일관된 주장이 있다. 그것은 합리성을 갖자는 것이다. 불합리한 맹신과 맹종을 경계하자는 것이다. 1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또한번의 세계 대전을 앞둔 혼돈의 시기, 파시즘과 공산주의 혁명으로 들끓던 맹목과 맹종의 시기에 외쳐진 주장이다. 스스로의 주장대로 합리적으로 사고하고자 노력한 러셀의 지성을 느낄 수 있다.

책이 얇고 표지가 예쁘다. 소장욕구를 자극한다. 번역은 조금 아쉬웠다.


Posted by ingee
,
책벌레 좋은 책 1
자본주의 역사 바로 알기 (원제: Man's Worldly Goods)

지은이: 리오 휴버먼
옮긴이: 장상환
펴낸곳: 도서출판 책벌레
초판1쇄: 2000년 4월 15일
초판14쇄: 2008년 11월 20일


2009년 1월, 대한민국 검찰은 별로 대단할 것 없는 보통 시민 미네르바를 구속한다.
이명박 정부는 이 나라에서 넘치도록 보장됐던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현재 경제위기 상황이다.
불과 1달전에, 이제는 위기 상황이 끝났다며 위기극복을 선언했던 이명박 대통령은, 지금은 절체 절명의 위기 상황이라며 청와대 지하 벙커에서 총력을 다해 국가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겠다고 쇼를 하고 있다. 이렇게 오락가락 한 게 한두번이 아니다. 대통령이 했던 두 말 중 하나는 분명히 거짓일텐데, 일관되게 위기를 경고했던 보통 시민 미네르바는 구속됐지만, 오락가락 말을 바꿔온 대통령 이명박은 건재하다.
 
이책은 구속된 미네르바가 추천한 도서로 이름 높다.
중세이래로 자본주의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설명하고, 어떤 미래로 나갈 것인지 추론한다. 자본이 무엇인지, 자본주의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다. 경제적 개념뿐 아니라 상당히 고급스러운 역사적 개념도 얻을 수 있다. 설명은 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듯, 어려움 없이 술술 읽힌다. 중세부터 1920년대 후반까지 경제와 관련된 역사를 서술한다. 1930년대 대공황기와 그 이후의 역사가 없는 점이 아쉬웠다. 요즘, 개인적으로 대공황기에 대한 정보에 갈증을 느끼고 있다.

번역서의 제목이 원서의 제목보다 뛰어나다. 표지 디자인과 활자체의 느낌은 약간 고리타분한데, 문체가 무척 시원스럽고 흡인력 있다. 번역을 참 잘했다.


Posted by ingee
,

원더풀 아메리카

독후감 2008. 12. 22. 06:52
1920년대(1921~1930)는 미국의 황금기였다.
1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미국이 세계 최강의 나라로 인정 받기 시작한 시기였으며, 포드 자동차 회사가 컨베이어 벨트 시스템을 이용해서 자동차를 대량 생산하기 시작한 시기였다. 라디오 방송이 시작된 시기였고, 재즈 음악이 유행한 시기였다. 금주법이 아무런 저항 없이 의회를 통과해서 국가적으로 음주를 금지했던 희한한 시기였다. 또 금주법 틈바구니 속에서 알카포네라는 전설적인 마피아가 밀주 거래로 힘을 키운 시기였다.

1920년대는 풍요롭고 극적인 시기였다.
부동산 투기 열풍이 전국을 휩쓸었고, 뒤이어 주식 투자 열풍이 전국을 휩쓸었다. 무엇보다 극적인 것은 그 시기의 마지막이었다. 그것은 1929년 10월의 주식 대폭락이었고, 그에 뒤이은 10년동안의 대공황이었다. 극적이게도... 요즘, 대공황기 전후의 역사에 관심이 많이 간다. 그런 맥락에서 찾아 보게된 책이다.

이책의 놀라운 점은
이책이 1930년대 초반에 쓰여진 책이라는 점이다.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의 역사를 놀랍도록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분석한다. 그러면서도 재미 있다. 영화를 보듯 한시기의 역사를 다양한 시점에서 관찰할 수 있다. 매 페이지를 빼곡히 채우고 있는 그 시기의 사진들도 재미를 더해준다. 번역의 질도 우수하다.

원더풀 아메리카
미 역사상 가장 특별했던 시대에 대한 비공식 기록
프레드릭 루이스 알렌 지음/ 박진빈 옮김
도서출판 앨피
2006년 3월 25일 초판 1쇄 발행


Posted by ingee
,
유명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이 자기 딸과 함께 쓴 어린이를 위한 동화책이다. 우주, 특히 블랙홀에 대해 아주 쉽게 설명한다. 우주에 대해 무지한 필자는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유익한 학습을 했다. 내 아들에게 읽으라고 선물해준 책인데, 내가 읽게 됐다. 책을 읽고, 아이가 잠들기 전에 이야기 해주곤 했는데, 빨리 읽어내라는 독촉을 받았다. 학습을 목적으로 하는 동화이지만, 학습을 제외한 스토리 자체도 무척 흥미진진하다.

책 중간중간에 평소에는 접하기 힘든 우주에 관한 고해상도 컬러 사진들이 실려 있다. 달의 뒷면 사진을 보고 한참 동안 신비한 느낌에 잠겼다. 우주 사진은 우주만큼 커다란 자극을 준다. 8세 이상 어린이를 대상으로 쓰여진 책이라, 아주 쉬운 영어로 되어 있다.


Posted by ingee
,

철학 이야기

독후감 2008. 10. 18. 22:48
철학에 관심을 갖고 서점에 가면 가장 만만하게 눈에 띄는 책이 이책이다.
윌 듀란트(Will Durant)는 미국의 철학자다. 이책은 1926 년 미국에서 출간됐다. 당시에 상당히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였던 것 같다. 얼마 지나지 않아 '철학의 즐거움'이라는 속편도 나왔다.

이책의 장점은
고대의 소크라테스부터 현대의 베르그송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선택한 주요 철학자들과 그들의 사상을 고급스럽게 나열하고 있다는 점이다. 백화점 진열대에서 보석을 고르듯이 자기 마음에 드는 철학자를 고를 수 있다.

이책을 읽으며 스피노자와 쇼펜하우어에 관심을 갖게 됐다.
스피노자의 경우, 종교에 대한 그의 관점에 무척이나 심하게 공감할 수 있었다. 쇼펜하우어는 그 이름이 '쇼팽'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정말 무식하고도 용감하게, 감성적인 사람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책을 통해 그가 상인의 피를 이어받은 무척 현실적인 철학자였으며, 지극히 이해하기 쉬운 평이한 언어로 책을 쓴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기회가 되면 스피노자와 쇼펜하우어의 책을 찾아 보리라.

개인적으로 이책의 주인공은 소크라테스라고 생각한다.
별도의 챕터도 없이, 플라톤을 소개하는 챕터에서 곁가지로 소개하고 있지만, 저자는 소크라테스에 대한 지극한 애정을 숨기지 못하고 따스한 언어로 그를 소개한다. 공자와 석가와 소크라테스가 함께 존재했던 BC 500 년대는 인류에게 있어, 믿을 수 없는 행운의 시기였다. 나는 너무 늦게 태어난 것 같다.

이책은 여러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내가 본 책은 표지가 예쁘지 않았다. 번역은 특별한 오류 없이 평이했다.


출판사: 육문사
저자: 윌 듀란트 (Will Durant)
역자: 박상수



Posted by ingee
,

이 책은 인류의 역사를 장대하게 조감한다.
이 책의 주제는 '왜 유럽인이 현재를 지배하게 됐나?'이다. 아프리카인도, 아시아인도, 아메리카인도 아닌 유럽인이 근대 역사를 지배하게 된 이유를 분석한다. 저자는 책 제목대로 '총(무기체계), 균(감염체계), 쇠(철기문명)'의 차이에 대해 논리를 전개한다.

총, 균, 쇠의 문명을 가능하게 한 배경은 농사였다.
농사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지금 우리가 먹는 농작물들은 엄청난 품종 개량의 결과물들이다. 야생 딸기는 지금 딸기처럼 크지 않았다. 야생 옥수수도 지금 옥수수보다 월등하게 작았다. 인류는 품종개량을 통해 자랑할 만한 성취를 이룩했다. 그런데, 인류가 품종 개량을 위해 시도한 노력이란 게 무척 간단한 것이었다. 단지, 그해 수확한 열매 중에서 조금 더 나은 (조금 더 큰) 열매를 다시 심은 것뿐이었다. 그게 전부였다. 그런 단순한 시도를 몇 년간 반복함으로써 조그만 야생 딸기와 조그만 야생 옥수수를 커다랗게 만들 수 있었다.

우리도 해야 한다.
아주 단순하지만 선거에서 조금 더 나은 사람을 가려 뽑아야 한다. 최선이 없으면 차선을, 차선도 없으면 차악을 뽑아야 한다. 그런 조그만 시도가 쌓여야 우리 사회의 품종을 개량할 수 있다. 서민들에게 주어진 정치적 재량이란 게 알량하다. 정말 알량하게 선거권 하나 갖고 있을 뿐이다. 그런 선거권을 포기하는 것은 미래의 아들들, 딸들에게 죄를 짓는 일이다. 기권으로 또는 무효표로 더러운 정치권을 심판하겠다는 생각은 정말이지 순진하고 우매한 오기다. (정치권이 겁을 먹겠는가? 그들은 오히려 그런 분위기를 조장하려고 애쓰고 있다. 선거 참여율이 낮아야 돈으로 동원하는 조직이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는 냉정하게 미래를 생각하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일이다.

상당히 두꺼운 책이다.
출퇴근 길에 들고 다니며 읽기에는 무겁다. 역사와 인종에 대한 색다른 시각을 제공해 준다. 완독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노력만큼 보상을 얻을 수 있다. 번역도 매끄럽고 만족할 만하다.

총, 균, 쇠
무기, 병균, 금속은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가
재레드 다이아몬드 지음, 김진준 옮김
문학사상사

 

Posted by ingee
,

2004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부시 후보가 당선됐다.
가진 것 없는 미국 서민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정책을 내세우는 민주당 후보를 버리고 부자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제시하는 공화당 후보를 지지했다.
데자뷰가 느껴지지 않는가?

2007년 대한민국,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당선됐다.
가진 것 없는 한국 서민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정책을 내세우는 다른 후보들을 버리고 부자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제시하는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했다.
왜 그랬을까?

이책의 저자는 이런 부조리를 인지과학적 측면에서 분석한다. 저자는 공화당에 표를 던진 미국 서민들이, 결코 무식해서 그렇게 행동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정의로왔기 때문에 그렇게 행동한 것이다. 그들은 자신이 인지하고 있는 정체성에 따라 양심껏 행동한 것이다. 다만 공화당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보수세력들이, 서민들이 보수적인 가치를 자신의 가치와 동일하게 인지하게끔, 정교하게 화두를 다듬어 제시한 것뿐이다 (프레임 제시).

예를 들어 '세금구제'란 구호가 있었다. 미국의 보수세력은 대다수의 미국 서민들이 부자들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끔 유도했다. 그들은 정당한 노력으로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아메리칸 드림의 살아있는 증거다. 그런 부자들에게 세금을 많이 부과하는 것은 그들을 핍박하는 것이다. 정의로운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들을 구제하는 것에 동의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미국의 정의로운 서민들은 '세금구제'를 내세우는 공화당 후보를 지지했다.
미국의 진보세력은 사람들에게 진실을 이야기하면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세금을 줄이면 가난한 서민들을 구제할 수 있는 재정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들에게 '손해'라는 사실을 설명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이 그들에게 '이익'이라는 사실을 장황한 데이터와 함께 설명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사소한(?) '이익'보다는 정의로운(?) '정체성'에 따라 표를 행사했다.
여기서도 데자뷰가 느껴지지 않는가?

우리에겐 '세금폭탄'이란 화두가 있었다. 대한민국의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은 노무현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실시한 종부세를 '세금폭탄'이라는 선명한 문구로 다듬어 선동했다. 세금폭탄이 대한민국 국민의 2%에게만 부과되는 세금이며 98%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다는 사실은 아무 상관 없었다. 세금폭탄이 다른 OECD 선진국들의 부동산보유세에 비하면 딱총화약 정도의 위력밖에 안된다는 사실도 상관 없었다. 단지 노무현 정부가 '세금폭탄'이라는 폭정을 행사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노무현 정부를 내릴 수 있는 사람이라면 후보가 누구든 상관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용감하고도 단호하게 한나라당의 이명박씨를 대통령으로 뽑았다.

이책은 윤리책도 아니고 철학책도 아니다. 옳고 그름을 따지자는 책이 아니다. 다만 자신의 정치적인 의도를 효과적으로 설파할 수 있는 기법에 대해 고찰하는 책이다. 나는 지난 대선, 총선, 서울시 교육감 선거의 결과를 납득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책을 읽었다. 세상을 보는 폭이 조금은 넓어진 것 같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조지 레이코프 지음, 유나영 옮김
2006년 4월 초판 1쇄 발행
도서출판 삼인

Posted by ingee
,

질문하는 한국사

독후감 2008. 7. 18. 05:59

질문하는 한국사

삼국시대부터 현대까지, 능동적 역사 읽기

내일을 여는 역사 재단 역음
서해문집 펴냄


고려는 왜 원의 부마국이 되었을까? 세종은 왜 한글을 만들었을까? 주민등록증은 왜 만들어졌을까? 친일파, 민족반역자 처단은 왜 좌절됐을까? ...

평소에 궁금해하던 질문에 답을 주는 역사책이다.
우리 역사는 한이 많은 역사다. 신나게 읽을 수 없고 무던하게 참고 읽어야 하는 역사다. 파란만장하게, 알롤달록하게 수천년 이어온 피곤한 역사다. 언제나 지배층은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했고, 민초들은 피곤한 삶을 뒹굴었다. 지금이나 수천, 수백년전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나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그닥 변한 것 같지 않다. 이 책도 한스러운 마음을 삭혀가며 천천히 읽어야했다. 특히 친일파 매국노들이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기 위해 열렬한 반공주의자가 되어 대한민국에서 기득권을 이어나간 역사는, 무척 힘들었지만, 또박또박 참고 읽을 수 밖에 없었다.

흥미진진한 질문을 흥미진진한 설명으로 풀었다. 재밌는 역사책이다. 이제 서해문집에서 내는 책에는 신뢰가 간다.

 

Posted by ing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