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사이먼 싱' 지음

박병철 옮김

영림카디널 펴냄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는 다음과 같다.

x^n + y^n = z^n 과 같은 방정식이 있을 때, 

n이 3보다 크거나 같을 경우 이 방정식을 만족시키는 0 이 아닌 x, y, z의 정수해는 없다. 


17 세기의 수학자 페르마는 '정리를 증명했다'는 기록만 남기고, '여백이 없다'는 이유로 증명 내용을 남기지 않았다. 그로부터 350 여년 동안 이 정리에 대한 증명은 수학자들 사이에서 난공불락의 수수께끼로 군림했다. 그러던 1994년 어느날, 미국의 수학자 '앤드류 와일즈'가 마침내 이 정리를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이 책은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의 역사를 

고대, 중세, 근대, 현대 수학의 역사와 함께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있다. 

피타고라스, 유클리드, 페르마, 파스칼, 오일러, 갈루아, 힐베르트, 러셀, 괴델, 칸토어, 튜링, 유타카 타니야마, 고로 시무라, 켄 리벳 등 수학의 영웅들을 소개하고 그들의 이론이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 미친 영향을 알기 쉽게 설명한다.


와일즈가 7년간의 고독한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장면은 영화의 한장면 처럼 극적이었다. 

와일즈는 자신이 인용한 아이디어의 원조들이 모두 앉아있는 학회에서 <타니야마-시무라 추론>이 사실이며 따라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가 증명되었음을 발표했다.


깔끔한 번역이었다. 저자도 역자도 모두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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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비망록


조 사코 지음

정수란 옮김

글논그림밭 펴냄



크고 두꺼운 하드커버 만화책이다. 출퇴근길 버스에서 읽었는데, 주변 승객 중에 만화의 그림체에 관심을 보인 사람이 있었다. 흡인력 있는 세밀한 터치의 그림체다. 하지만 안정감 있는 그림체의 만화가 그려내는 내용은 참혹하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을 학살한 내용이다. 학살은 과거의 사건일뿐 아니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건이기도 하다. 팔레스타인을 핍박하는 가해자 이스라엘이 나찌의 피해자로서 히틀러를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스럽다.


번역은 거슬리는 부분 없이 자연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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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보스 배드보스

독후감 2012. 4. 21. 16:14

굿보스 배드보스

로버트 I. 서튼 지음

배현 옮김

모멘텀 펴냄


훌륭한 보스는 모든 남자의 로망 아닐까? 훌륭한 보스가 되기 위한 조언을 들려준다. 나를 가장 잘 평가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주위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조언한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주위 사람들보다 후하게 평가한다. 특히나 권력을 가진 보스가 이런 아집에 빠지면 조직에 큰 해악이 된다. 조심해야 한다.

무난한 번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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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의 치명적 농담

(한형조 교수의 금강경 별기)

한형조 지음

문학동네 펴냄


처음 접한 불교 계열 서적이다. 이 책이 펼쳐 보이는 불교는 인식론이었고 인지과학이었다. 세상을 탐욕과 분노와 무지(貪瞋癡, 탐진치)로 왜곡시켜 보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야 세상의 진실을 인식할 수 있고, 그래야 고요한 평정심을 얻을 수 있다.

금강(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핵심을 친숙한 언어로 편안하게 설명해준 저자가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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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석의 한국의 미 특강
오주석 지음
솔출판사 펴냄

저자가 어딘가에서 한국 미술에 대해 강의한 내용을 책으로 묶은 것이다. 

김홍도의 그림을 중심으로 민화를 비롯한 여러 그림들을 소개하고 그림 보는 법을 설명한다. 저자의 설명을 듣고 그림을 보면 한국화의 멋을 한결 풍성하게 느낄 수 있다.

문화의 수준은 그 문화를 향유하는 사람들의 안목에 의해 결정된다는 저자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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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의 기원

독후감 2012. 3. 26. 00:16
'생명의 큰 나무'도 세대를 거듭하면서 죽어서 떨어진 가지로 지각을 채우고, 계속 분기하는 아름다운 가지들로 지표를 뒤덮고 있는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145 P)
아름답지 않은가? 생명의 나무는 종의 기원에 실린 유일한 삽화다. 큰 나무에서 뻗어나온 무성한 가지처럼, 생명이 다양한 종으로 분화되어가는 족보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나와 떨여져 있는 저쪽 가지 끝 무언가도 나와 이어져 있는 같은 뿌리에서 뻗어나온 생명이다. 신선한 감동을 느꼈다.
 
무식한 고백이다. 이 책, 처음 읽었다. 책을 읽기 전에 오해한 것이 있다. 이 책이 종의 기원을 설명하는 줄 알았다. 이 책을 읽고 결론을 요약하자면 '종이란 건 없다'. 신의 의지에 의해 소는 소라는 종으로, 개는 개라는 종으로, 돼지는 돼지라는 종으로 창조된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여 생명이 변화된 형태가 소이고 개이고 돼지인 것이다. 더구나 종이라는 것이 영원불변한 무엇도 아니다.

이책은 끊임 없는 환경의 변화와 이로 인한 생명의 끊임 없는 변화를 설명한다. 끊임 없는 변화를 설명하는 점에서 주역을 읽는 듯 했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변화하는 생명만이 살아남는다고 강조하는 점에서 경영서나 병법서를 읽는 듯 했다. 그리고 생명의 나무라는 아름다운 개념을 설명할 때는 문학서를 읽는 듯 했다.

번역이 아쉽다. 아무리 정성껏 읽어도 태반이 이해 못할 난문이다. 이런 책은 국가적 차원에서 힘을 기울여 제대로된 번역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종의 기원
다윈 지음, 송철용 옮김, 동서문화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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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양미술 순례
서경식 지음
박이엽 옮김
창비 펴냄

일본에서 나고 자란 재일교포 저자의 유럽 미술 작품 순례기다. 식민지 피지배 민족의 일원이었던 저자가 지배민족의 땅에서 순탄하게 자랐을리가 없다. 이런저런 아픔이 절정에 다달은 저자는 30대에 이르러 부모님을 모두 여윈 직후 처음으로 유럽 여행을 떠난다. 거기서 만난 미술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다. 죽음과 슬픔에 관한 글이 많다. 아픈 글도 좋은 경우가 있다. 내겐 이 책이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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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규모의 연구가 있었다. 명문 하버드대생 그룹, 비범한 지능의 여성 그룹, 그리고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남성 그룹, 이렇게 3 그룹의 일생을 면담한 연구였다. 연구를 수행했던 사람도 연구의 대상이 됐던 사람도 이미 많은 수가 고인이 됐다. 가능성 많던 젊은 시절부터 늙고 약해진 노년 시절에 이르기까지 일정한 주기로 면담을 진행하면서,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고찰하는 연구였다.
알콜 중독자중에 행복한 삶을 누린 사람은 없었다. 저자는 불행한 삶 때문에 술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술에 의지하기 때문에 삶이 불행해지는 것이라고 단정한다. 타인과의 교류 없이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경우도 드물었다. 타인에 대한 관심과 사회에 대한 참여가 있어야 행복을 넓힐 수 있었다. 행복해지려면 아이에게서도 배워야 했다. 사랑과 관용의 시선으로 후손을 대하고 사랑의 속성이 내리사랑임을 인식해야 한다.
인상적인 연구였지만 책 자체는 평범했다. 번역도 평범했다. 

하버드대학교 인생성장보고서 행복의 조건
조지 베일런트 지음
이덕남 옮김
프런티어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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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만화 2권


로지코믹스
버트런드 러셀의 삶을 통해 보는 수학의 원리

아포스톨로스 독시아디스, 크리스토스 H. 파파디미트리우 글
알레코스 파파다토스, 애니 디 도나 그림
전대호 옮김
랜덤하우스 펴냄

러셀의 삶을 통해 수학사의 큰 줄기를 쉽게 설명한다. 공들여 지은 작품이다.


파인만

짐 오타비아니 글
릴런드 마이릭 그림
이상국 옮김
서해문집 펴냄

파인만이란 인물을 재미있게 소개한다. 로지코믹스만큼의 감동을 느끼지는 못했다. 나쁜 책이 아니었지만 내가 로지코믹스를 먼저 읽었다는게 이책의 불운이다. 굳이 비교하자면 내겐 로지코믹스가 조금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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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풍부하게 실은 역사책이다.
역사와 함께 역사의 현장이 어디인지 알 수 있다. 풍부하되 지도의 양이 책을 압도할 정도로 과하지 않다. 글을 읽다 어디서 벌어진 일인지 궁금해질 때 지도가 제시되는 딱 적당한 정도다.
지명의 유래를 쉽게 풀어주고 있다. 러시아가 '루스인의 땅'이라는 뜻이며 '루스'는 '슬라브인 땅에 진출한 스웨덴계 바이킹'이라고 설명해준다. 이름을 이해하면서 세계를 좀 더 폭넓게 이해할 수 있었다.
저자는 대륙별 패권의 흐름에 따라 역사를 서술한다. 유럽, 아랍, 아시아, 러시아,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대륙의 패권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소설같은 문체로 서술한다.
일어는 한국어로 번역했을 때 손실이 가장 작은 언어인 것 같다. 일어를 원서로 둔 책 중에 번역상 문제를 느낀 책은 거의 없었다. 이 책의 번역도 훌륭했다.

지도로 보는 세계사
미야자키 마사카쓰 지음
노은주 옮김
이다미디어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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