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좋았던 책

독후감 2019. 12. 31. 17:59

2019년에는 19권의 책을 읽었다.
반년 동안 "실천이성비판"을 읽느라 분야별로 골고루 읽지 못했다. 특히 문학 분야의 책을 거의 읽지 못했다. "실천이성비판"은 정말 멋졌다. 삶을 숙고하는 기회가 됐다.

철학 분야
실천이성비판

왜 착하게 살아야 하는지 이해한 것 같다.


수학 분야
오일러가 사랑한 수 e

읽을 때마다 좋다.


과학 분야
신의 입자

입자물리학 강의를 듣고 유머를 배웠다.


실용 분야
부동산 공화국 경제사

땅이 아니라 땀이 존중받는 대한민국을 꿈꾼다.


문학 분야
책이 좀 많습니다.

도대체 왜 독서하는가?


역사 분야
열하일기

술 좋아하는 멋진 선비의 청나라 여행기. 유쾌하다.


심리/인지과학 분야
당신이 옳다

진심을 다해서 공감하자. 그게 사는 거다.

 

모두 좋은 책이었지만 굳이 한권을 뽑자면 "신의 입자"다. 몰랐던 분야를 알아가는 즐거움이 컸다. 2020년엔 문학책을 좀 더 읽을 계획이다. 시를 꾸준히 외워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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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공화국 경제사

 

전강수 지음
여문책 펴냄

 

해방이후 우리나라 경제사다. 특히 부동산 정책에 집중한다.
"땅이 아니라 땀으로 부자가 되는 자본주의"를 주장한다. 저자의 주장이 무척 건전했다.
재밌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같은 익숙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의 부동산 정책과 미처 몰랐던 그 정책의 의미를 설명해준다. 모든 문장이 흥미진진했다.

 

자본주의에도 나름의 윤리가 있음을 알게 됐다. 근면한 노력과 검소한 절약으로 부자가 되는 것이 건전한 자본주의 윤리다. 부동산을 점유해서 불로소득으로 부자가 되는 것은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 땅이 아니라 땀으로 부자가 되는 것이 옳다.

 

노력소득의 차이 때문에 빈부격차가 생길 때는 사회가 그것을 용인한다. ... 반면 불로소득이 빈부격차의 주된 원인이 되는 경우에는 많은 사람이 거기에 불만을 품는다. ... 거기서 부자는 헛된 부러움이나 경멸의 대상이 될 뿐이다.

 

토지공개념은 불로소득 차단,환수 효과를 발휘해 노력하는 만큼 대가가 주어지는 사회를 실현한다. 이는 사회주의가 아니라 진정한 자본주의다.

 

재산세와 종합토지세 모두 조세 부담이 너무 가벼워 부동산에서 생기는 불로소득을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결함을 안고 있었다. 보유세 강화와 시가 상응 과세 실현은 우리나라 부동산 조세 정책의 중대 숙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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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 유럽 경제사

우리가 알지 못한 '또 다른 유럽'을 만나다

 

양동휴, 김영완 지음

미지북스 펴냄

 

경제를 중심으로한 중부유럽과 동부유럽의 역사 이야기다. 독일의 중부와 동부, 그리고 오스트리아, 폴란드, 헝가리, 러시아 같은 중부, 동부유럽은 서부유럽과 조금 다른 역사를 갖고 있다.

사실 '서양'은 유럽의 일부인 서유럽을 가리키는 말이다. 서양은 서양(Occident)가 아니라, 라인 강 서쪽(the West)을 뜻한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모여 살았던 서부유럽과 달리 중부유럽과 동부유럽은 봉건시대까지 사람이 살지 않다가 나중에 개척된 곳이다. 그래서 서부유럽보다 봉건 질서가 견고하지 못했고 역사의 발전 궤적이 달랐다.

 

14세기 유럽을 휩쓸었던 흑사병이 생각했던 것보다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었음을 알게 됐다. 그리고 이어진 도시 발전의 역사와 자본주의 발전의 역사를 알게 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공산주의 세계에서 펼쳐진 경제적 실험의 내용을 알게 됐고, 자본주의 세계에서 펼쳐진 복지국가 개념의 배경을 알게 됐다.

 

워낙 몰랐던 내용들이다. 많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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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좀 많습니다

 

윤성근 지음
이매진 펴냄

 

글쓴이는 중고서점을 운영한다. 비즈니스 차원에서 많은 독서가들을 만나야 하는데, 그 과정을 인터뷰로 포착해서 기록했다.

 

'책이 좀 많아서' 널찍한 아파트를 책들에게 양보하고 단칸방에서 생활하는 노년의 독서가부터 대부분의 책들을 주변에 나눠주고 단촐한 책장만 갖고있는 청년 독서가까지 여려 유형의 사람들과 그들의 인생책을 소개한다.

 

꾸준히 독서하는 사람들 중에는 나쁜 사람이 없는지 인터뷰어의 말도 인터뷰이의 말도 모두 따스했다.

 

시종일관 '왜 읽는가?'라는 질문이 계속된다. 그리고 시종일관 유익한 무엇을 바라지 않고 읽는다는 대답이 계속된다. 사람과의 만남이 그렇듯 책과의 만남도 이유가 없는 것 같다. 매력적인 사람과의 만남 그 자체가 즐거운 일인 것처럼 책과의 만남도 만남 그 자체가 좋은 일인가보다.

 

집 근처에 사람 좋은 조그만 단골 책방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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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수 박사의

불교정신치료 강의

 

전현수 지음
불광출판사 펴냄

 

우리는 무지하다. 그래서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 서린 행동을 그것이 자기에게 해가 되는 줄도 모르고 행한다. 무엇이 자기에게 이로운지 알게 된다면 달라질 것이다. 자기의 몸과 마음을 그리고 세상을 관찰해서 '앎'을 얻고 그 '앎'에 기반해서 이로운 행동을 찾아 행하는 것이 불교라고 한다. 관찰을 통해 앎을 얻자는 불교의 방법론이 과학적이라고 느꼈다.

저자는 불교를 수련하는 정신과 의사다. 불교를 많이 언급한다. 혹시나 그것이 불편하더라도 종교적 선입견을 내려놓고 독서하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 

'무아(無我)'를 '내 몸도 내 마음도 내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내 것이 아님'이라고 설명하는 것이 재밌었다. 나도 세상도 내 뜻대로 되지 않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괴로움을 덜 수 있다고 한다. 독서하는 동안 나에 대해서 그리고 세상과 나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왜 인간 존재가 괴로움일까요? 우리가 바라는 것과 실제 상황이 늘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몸과 마음은 그것들이 움직이는 원리, 다시 말해 원인과 결과의 법칙에 따라 움직일 뿐 우리의 소망은 그 과정에서 눈곱만큼도 작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몸과 마음은 우리 것이 아닙니다.

 

 

Posted by ing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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