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하일기


박지원 지음
김혈조 옮김
돌베개 펴냄


연암 박지원(1737~1805)은 1780년 청나라 건륭 황제의 70회 생일을 축하하는 사절단에 끼어 중국에 다녀온다. 연행 당시 연암의 나이는 44세였다. 그 때의 기록이 열하일기다. 매일매일의 날짜, 날씨, 행적을 기록한 글이 반절이고 (그래서 열하 '일기'), 특별한 만남이나 감상을 따로 기록한 글이 반절이다.

청나라는 만주족이 한족을 정복하고 세운 나라다. 여행길에서 연암은 만주족과 한족 이외에도 몽고, 일본, 유구(오키나와), 서번(티벳), 섬라(태국) 등 다양한 나라 사람들을 만난다. 열하일기 속의 청나라 황제는 조선 사신을 각별히 배려한다. 조선의 존재감이 생각보다 컸다. 고구려가 수나라를 격파한 사실이 중국에 두려운 기억으로 남아 있는 듯 했다.

지나는 지역, 만나는 인물을 순서대로 나열한 기행문이어서 읽기에 부담이 없었다. 문장의 논리적인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 애 쓸 필요가 없는 것이 편안했다. 무엇보다 연암 스스로가 소탈하고 유머 넘치는 인물이어서 그가 만드는 사건과 나누는 대화가 모두 재밌었다. 책 중간중간 사진이 많았는데 전자책 단말기로는 느낌이 안 살았다. 읽는 내내 종이책으로 볼 걸 하는 아쉬움을 가졌다. 번역 좋았다 (번역 별 4 ★★★★).


Posted by ing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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