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자의 생명사

38억 년 생명의 역사에서 살아남은 것은 항상 패자였다!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박유미 옮김, 장수철 감수
더숲 펴냄

 

자연은 승자만 살아남는 비정한 곳이다. 승자는 변화를 모색할 필요가 없다. 삶의 형태를 바꿔가며 변화를 시도해야 하는 것은 싸움에서 진 패자들이다.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급격한 환경 변화와 멸종 위기를 넘겨가며 장구한 생명의 역사를 이어온 것은 적극적으로 변화를 모색했던 패자들이었다.

(p108. 8장 패자들의 낙원, 4억 년 전)
싸움에서 계속해서 패배한 물고기는... 결국 땅위로 상륙해서 양서류로 진화했고, 이 양서류가 파충류와 공룡, 조류, 포유류의 조상이 되었다... 생명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결국 진화를 이룬 자는 쫓겨나 박해받은 약자들이었다.

 

"죽음의 발명"이라는 표현이 신선했다. 죽음은 어느 날 갑자기 직면해야 하는 피동적인 무엇이 아니라 생명이 영원함을 위해 능동적으로 발명한 무엇이라고 한다.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설명이었다.

(p79. 5장 죽음의 발명, 10억 년 전)
죽음 또한 생물의 진화가 만들어낸 발명이다... 생명은 영원히 계속되기 위해 스스로를 파괴하고 새롭게 다시 만드는 것을 생각해 냈다... 영원하기 위해 생명은 유한한 생명을 만들어 낸 것이다.

 

38억 년의 시간을 넘나들며 진화의 역사를 조감한다. 생명이 무엇인지, 살아있음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었다.
번역 좋았다 (번역 별 3.5 ★★★☆)

 

Posted by ing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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