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혁명의 구조

토머스 S. 쿤 지음
김명자, 홍성욱 옮김
까치 펴냄


쿤(1922~1996)은 과학의 역사를 연구하는 과학 사학자였다. 그는 과학사를 이해하기 위한 도구로 패러다임이라는 개념을 제안했다. 패러다임은 과학자 집단이 공유하는 지식과 관점의 체계를 말한다. 같은 자연 현상도 과학자가 속해 있는 패러다임이 다르면 다르게 보인다.

과학자가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은 종교적 개종과 맞먹을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한 사람은 예외 없이 젊든가 그들 분야를 아주 새롭게 접한 사람들이었다. 또 그래서 패러다임 전환은, 다시 말해 과학의 발전은, 항상 혁명적으로 이루어져왔다.

주의할 점은 패러다임에는 목적지가 없다는 것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은 이전 패러다임의 문제를 해결하는 '다른' 패러다임일 뿐, 어떤 목적지에 더 가까이 다가간, 더 '올바른' 패러다임이 아니다. 이는 진화에 목적지가 없는 것과 비슷하다. 진화 역시 주어진 환경에 더 잘 적응하는 '다른' 종을 만들어내는 과정일뿐, 어떤 궁극적이고 최종적인 '올바른' 종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 아니다 (예를 들어 '인간'을 만들기 위한 과정이 아니다).

패러다임과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개념의 기원과 뜻을 알 수 있었다. 패러다임 전환은 과학의 역사 뿐 아니라 다른 세상사에도 적용 가능한 이야기 같았다.
인상적인 번역이었다. 문장이 아주 매끄럽지는 않은데, 이상하게 이해가 잘 됐다 (번역 별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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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놈 익스프레스
유전자의 실체를 벗기는 가장 지적인 탐험

조진호 글,그림
위즈덤하우스 펴냄


유전자의 실체를 찾기 위해 분투했던 과학자들의 이야기다.
역사적인 발견과 성취를 이뤄내지만 이내 부족한 부분이 밝혀지고 다시 모험을 떠나야 했던 실패담의 연속이다. 유전자가 단순히 DNA만 지칭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됐다.

작가는 현직 고등학교 생물 선생님이다. 자신의 전공분야를 자신있게 그려낸다. 물리학의 역사를 다뤘던 전작 <어메이징 그래비티>도 감동적이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전작보다 과감하고 전위적인 표현을 시도한다. 위대한 창작력이 끓어오르는 순간을을 목격하는 느낌이다. 전작이 중학생 수준에서 즐길 수 있는 도서였다면 이번 작품은 고등학생 수준에서 즐길 수 있는 도서다. 여러 의미에서 수준이 높아졌다.

올해 읽은 최고의 도서들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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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뇌
인류 성공의 비밀

매튜 D. 리버먼 지음
최호영 옮김
시공사 펴냄


뇌과학, 인지과학, 심리학은 재미있는 분야다. 인간의 본질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한다.

우리의 뇌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순간이 오면 어김 없이 기본 상태로 돌아가 무언가 한다. 바로 타인의 마음을 헤아리고 추측하는 일이다. 이 책에서는 그 기본 상태를 <심리화 체계>라고 소개한다. 진화 과정에서 그렇게 하는 것이, 즉 세계를 사회적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우리에게 대단한 혜택을 가져다 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또 우리는 <자기> 자신을 위해 순간적인 충동을 억제한다. 사실 이런 자기 통제는 자기 뿐 아니라 사회에도 이익이 된다. 뇌과학적 실험에 따르면 우리의 <자기>는 주위 사람들의 가치와 신념을 받아들이는 통로 역할을 하는 허구의 개념이다. <자기>가 없다는 불교의 가르침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자기 통제, 즉 <예>를 강조하는 유교의 가르침과도 통한다.

라마찬드란의 <명령하는 뇌, 착각하는 뇌>와 관련 있는 책이다. 무난한 번역이었다 (번역 별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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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그리는 해부학 교수의 별나고 재미있는 해부학 이야기
해부하다 생긴 일

정민석 글, 그림
김영사 펴냄


아주대 해부학 교수님이 그린 만화책이다. 아재 개그의 향연이다. 피식 피식 웃으면서 깨우치는 건강 상식이 무척 쏠쏠했다. 나와는 상관 없는 학문이라고 생각했는데, 해부학이 가르쳐주는 지식의 풍부함에 놀랐다.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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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현의 별 헤는 밤


이명현 지음

동아시아 펴냄


과학책이 맞다. 천문학에 관한 주제로 엮은 수필집이다. 그런데 표현이 문학적이다. 글들이 짤막하고 과학적 지식의 깊이도 위협스럽지 않아 편안하게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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