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하는가

이나모리 가즈오가 성공을 꿈꾸는 당신에게 묻는다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신정길 옮김

서돌 펴냄


저자는 일하는 것을 스스로를 단련하고, 마음을 갈고 닦으며, 삶의 중요한 가치를 발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행위라고 정의한다. 저자는 결핵 때문에 체력도 별로였고, 지방대 출신으로 학벌도 별로였다. 저자는 일본 '교세라'의 창업주다. 외토리를 불사하는 진지함과 완벽을 추구하는 철저함으로 성공한 그는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린다고 한다.


'왜 일하는가?'는 요즘 내게 절실한 질문이었다. 답을 깨우치진 못했지만,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좋은 번역이었다 (번역 별4.0 ★★★★).


Posted by ingee
TAG 경제
재정 정책 vs 금융 정책

대침체의 교훈


리처드 C. 쿠 지음

김석중 옮김

더난출판 펴냄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과 1990년대 일본의 대침체를 비교 분석한다.

저자는 일본의 경제학자다. 저자가 내세운 <대차대조표 침체>라는 개념이 인상적이었다.


국가가 실행할 수 있는 경제 정책에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이 있다.

재정정책은 정부가 예산(돈)을 투입해서 투자를 주도하는 정책을 말하며, 통화정책은 (정부가 아닌) 중앙은행이 지급준비율을 조정해서 통화량을 조정하는 정책을 말한다.


저자는 경제 상황을 양의 사이클과 음의 사이클로 구분하여 분석하자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경제 교과서에는 음의 사이클이라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미국의 대공황과 일본의 대침체(잃어버린 20년) 때 경제학자들이 적절한 정책 대안을 내놓을 수 없었다.


양의 사이클은 모든 기업이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는 정상적인 시기다. 따라서 기업들이 은행권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투자를 늘리려고 한다. 이 시기에는 통화정책이 효과를 발휘한다.

반면 음의 사이클은 거품 붕괴로 자산 가치가 하락하는 비정상적인 시기다. 음의 사이클에서는 모든 기업들이 부실해진 대차대조표를 복구하기 위해 부채 최소화를 추구한다. 따라서 은행이자가 아무리 낮아도(심지어 제로 금리가 되어도) 기업들이 대출을 기피한다. 이런 상황(대차대조표 침체 상황)에서는 통화정책이 먹힐 수 없다.


음의 사이클에서는 정부가 지출을 늘리는 수 밖에 없다.

즉, 정부 주도의 재정정책이 필요하다. 그래야 국가 경제의 규모를 유지할 수 있다. 일본이 겪은 잃어버린 15년(1993~2008년, 이 책은 2009년 3월 출판됨)은 의미 없는 시간이 아니었다. 일본은 정부의 재정정책 덕분에 기업들이 부채를 청산하고 재도약을 준비할 수 있었다.


대차대조표 침체는 몇십년에 한번 오는 드문 현상이다.

이 시기에는 조심스러운 경제 정책이 필요하다. 이 시기에 특히 피해야 할 정책이 있다면 경솔한 구조조정(부실 자산 처분)이다. 부실 자산은 경제 상황이 충분히 회복되었을 때 처분해야 한다. 이를 지혜롭게 조절하지 못할 경우 기업과 국민은 크나큰 고통을 겪게 된다. 2016년 총선 패배 이후 구조조정을 서두르는 박근혜 정부의 모습이 우려스러운 지점이다.


훌륭한 번역이었다 (번역 별4 ★★★★).



Posted by ingee
TAG 경제

한국 사회 불평등 연구


신광영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87년까지의 한국사회는 국가에 의해 저임금, 고성장 정책이 주도되던 시기였다. 모두 못살던 시기였지만 불평등은 심하지 않았다. 87년부터 10년 동안은 민주화와 노동운동이 강화되면서 노동자 소득이 높아지던 시기였다. 소득 불평등도 점차 줄어들고 있었다.


96년 김영삼 정부가 OECD 가입을 서둘면서 외환 규제를 완화했고 이로 인해 97년 외환위기를 맞게 된다. 이때부터 IMF가 제시하는 신자유주의적 경제 정책을 거의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게 됐고 극심한 양극화가 촉발됐다. 지니계수는 사회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편리한 지표이다. 불평등이 적은 유럽은 0.20 대이고 불평등이 심한 남미는 0.40 대이다. 한국은 1996년 0.295로 비교적 양호한 상태였지만, 2000년 0.352로 악화됐다. 경제위기 이후 4년동안 소득 불평등이 무려 19% 나 증가한 것이다.


현재(2007년)의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비정규직, 고실업 같은 문제는 소위 '88만원 세대'라고 불리는 20대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장년층과 고령층에서 더 심각한 문제이다. 이들은 동원할 수 없는 권력 자원도 없고 복지 정책을 통한 국가의 지원도 없는 상태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들 중에서 노조 조직율과 복지비 지출 비중이 형편 없이 낮은 수준이다. 소득 불평등을 줄일 수 있는 경제 정책이 시급하다.


21세기를 아시아의 시대로 전망하는 학자들이 많다. 우리가 서구 사회 모델을 대신할 대안이 되려면, 지금 직면하고 있는 저임금과 불평등, 억압적인 기업 문화, 낙후된 복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 직시해야 올바른 변화를 만들 수 있다. 종북, 빨갱이, 호남, 영남 같은 소모적 논쟁을 그만 두고, 모두가 살 수 있는 변화를 논할 수 있으면 좋겠다.



Posted by ingee
TAG 경제, 사회

생각에 관한 생각

2002년부터 기다려왔던 단 한 권의 책, 행동경제학의 바이블!


대니얼 카너먼 지음

이진원 옮김

김영사 펴냄


기존의 경제학은 모든 사람이 항상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움직일 거라고 가정한다. 그래서 시장이 합리적으로 흘러가리라고 믿는다. 하지만 역사를 통해서 우리는 시장이 비합리적인 파국을 겪는 것을 여러번 보았다. 이책은 사람들이 왜 기존 경제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는지 인지과학을 동원해 설명한다. 인지과학과 경제학의 만남이다. 이것을 행동경제학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흥미로운 주제였다. 시스템1과 시스템2, 이콘과 인간, 경험하는 자아와 기억하는 자아에 대한 소개가 인상적이었다.


번역은 다소 불만스러웠다 (번역 별3 ★★★, 별3 정도면 읽을만은 함). 저자가 소개하는 2가지 인식체계가 있다. 이책은 그것을 <시스템1>과 <시스템2>라고 번역한다. 시스템1은 현상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인식체계이고 시스템2는 깊이 숙고하여 반응하는 인식체계이다. 만약 이를 <1차 시스템>과 <2차 시스템>이라고 번역했다면 용어만 듣고도 대강의 의미를 짐작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시스템1, 2 외에도 새로운 개념들을 많이 소개하는데, 그런 개념들을 너무 어렵고 짐작할 수 없는 용어로 번역했다. 역자가 깊이 고민하지 않고 단어를 선택한 것 같다. 전반적으로 번역에 많은 공을 들이지 못한 것 같다.



Posted by ingee

진화하는 경제의 흐름을 읽는 눈

진화경제학 (Mind of Market)


마이클 셔머 지음

박종성 옮김

한국경제신문 펴냄


진화론을 전공한 과학자가 쓴 경제학 책이다.


경제학이 과학으로써 인정 받는데 실패한 이유는 경제학이 확고부동한 물리법칙을 찾으려 했기 때문이다. 저자에 의하면 경제학은 물리학보다 생태학과 유사한 분야다. 끝 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하여 시장이라는 MEME(인간이 만든 모든 것, 문화)이 진화한다는 측면에서 경제학은 진화론과 맥이 통한다고 설명한다.


경제 제도의 진화론적 유래에 대해 설명하지만 정작 경제 현상에 관한 설명은 얼마 없다. 그래서 경제학 책을 읽는다는 느낌보다는 진화론 책을 읽는다는 느낌이 강했다.


두껍지만 재밌었다. 좋은 번역이었다 (번역 별4 ★★★★).



Posted by ingee
TAG 경제, 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