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격동의 50년과 나의 증언

서울 도시계획 이야기 1,2

 

손정목 지음
한울 펴냄

 

줄곧 서울에서 살았지만 서울의 지리와 역사를 잘 모른다. 이 책은 6.25 때부터 서울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이야기한다. 서울시 건설 분야 공무원이었던 저자의 경험 덕분에 이야기가 풍성했다. 다만 저자의 구술을 옮긴 듯한 문체는 적응이 필요했다 (잘 읽히지 않았다). 총 5권의 시리즈지만 2권까지 읽고 중단한다.

 

(저자는)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되기 시작한 1960년대 후반기(1968년 4월)부터 도시화가 성숙된 1990년 6월까지 중앙도시계획위원으로 재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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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으로 지은 집

House of Debt

 

아티프 미안, 아미르 수피 지음
박기영 옮김
열린책들 펴냄

 

1929년 대공황이 있었다. 그리고 2008년 이에 버금가는 경제적 재난이 있었다. 이 책이 "대침체"라고 지칭하는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였다.

이 책은 치밀한 데이터와 논리로 대침체의 본질을 설명한다. 대침체의 본질은 가계부채와 부동산 거품이었다. 얼핏 지금(2025년) 우리나라가 생각난다면, 정확하다. 나도 그것 때문에 집중하며 숨 가쁘게 읽었다. 이 책의 빛나는 점은 데이터와 논리에 기반한 사실 설명에 그치지 않고 "책임분담 모기지 제도"라는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지혜를 모으고 행동한다면 붐-버스트를 반복하는 지금의 부조리한 경제 체제를 바꿀 수 있다.

아주 좋은 번역이었다 (번역 별 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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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性)의 역사 1

지식의 의지

 

미셸 푸코 지음
이규현 옮김
나남 펴냄

 

2014.6.21.

기대 많이 하고 시작한 책인데, 번역에 절망하고 읽기를 포기한다.
최악의 번역이었다. 번역자 자신도 자기가 무슨 글을 썼는지 이해하지 못했을 것 같다.

 

2025.3.1.

악몽 같은 번역이었다고 기억한다. 그럼에도 '미셸 푸코가 뭔가 할 말이 있었을텐데...' 하는 미련 때문에, 책의 부제처럼 '지식의 의지'를 다잡고 다시 재도전했다.

이 책에서 푸코는 성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성은 단지 권력을 탐구하는 계기일 뿐이다. 성을 매개로 권력의 본질, 권력의 변천사, 권력의 작동 메커니즘을 탐구한다.

기억보다는 읽을만 했지만 나쁜 번역이다. 더 좋은 번역이 나오면 좋겠다 (번역 별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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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태의 역사 오디세이 3부작

종횡무진 동양사

 

남경태 지음
그린비 펴냄

 

저자 임의로 고른 아시아 3개국(중국, 인도, 일본)의 역사를 설명한다. 역사가 시작된 시기(고대), 독자 문명으로 발전한 시기(중세), 세계사에 편입된 시기(근대) 별로 3국의 역사를 번갈아 소개한다.

 

인도의 역사는 신선했고 중국과 일본의 역사는 재밌었다. 중일 전쟁을 중국의 관점으로 한 번, 일본의 관점으로 또 한 번 설명한 것이 특히 좋았다. 문체가 대화하듯 가벼워서 답답하지 않고 편안했다.

 

역사는 내 나라 응원하는 마음을 접고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봐야 하는 것 같다. 그러나 다음 문장이 통쾌했던 걸 보면, 나는 아직 충분히 담담해지지 못했나 보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깨어있는 시민들이 조직적으로 행동하는' 멋진 우리나라가 지금보다 더 좋아지면 좋겠다.

 

1945년 8월 드디어 미국은 유럽 전선에서 독일이 항복한 이후에도 3개월이나 버티고 있는 일본에 극약 처방을 하기로 결정했다. ... 당시까지 만들어진 '모든' 원자폭탄이 사흘 간격으로 일본에 투하된 것이다. 같은 날 소련이 참전을 선언하고 극동 전선에 적군(赤軍)을 투입했다. 결국 일본은 1945년 8월 15일 천황의 대국민 방송을 통해 항복을 선언했으며, 다음 달 2일에는 미국 전함 미주리 호의 함상에서 항복 문서에 정식으로 조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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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좋았던 책

독후감 2025. 1. 1. 04:15

2024년에는 17권의 책을 읽었다.
연초에 푸리에 변환과 라플라스 변환을 공부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역시 공부는 시험 걱정 없이 하는 공부가 최고다.

책을 많이 읽지 못했다. 그냥 읽는 것을 즐겼다. 흡족함을 느낄 때까지 천천히 읽었다. 분야별로 좋았던 책을 꼽아 본다.

 

사회 분야 : 미스터 프레지던트

탁현민 작가의 글은 그가 기획하는 행사만큼 재밌다. 처참한 윤석열 시대를 버틸 수 있는 위안을 얻었다.

 

문학 분야 :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나는 나이 든 현역 시인이 좋다. 박노해 시인은 살아서는 결코 은퇴하지 않을 것 같다. 든든하다.

 

수학 분야 : 수학으로 배우는 파동의 법칙

두 번 세 번 읽은 책. 읽을 때마다 감동한다.

 

심리/ 인지과학 분야 : 나라는 착각

회사 사람들과 읽은 책. 나는 참 좋았건만 싫다는 사람도 있었다. "쓰레기를 읽으면 쓰레기가 된다"는 말이 강렬했다.

 

2024년 베스트는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였다. 시를 읽고 외우는 시간은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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