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봉유설 정선

이수광 지음
정해렴 옮김
현대실학사 펴냄

 

지은이 이수광은 광해군 시절의 실학자다. 지봉유설은 당시 이수광이 접한 모든 지식을 메모한 백과사전이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줄거리도 없고 지식 분류 체계도 자의적이다. 하지만 언뜻언뜻 임진왜란 직후의 사회 분위기를 어림할 수 있는 점이 재밌었다. 특히 용맹한 의병들의 일화가 좋았다. 시간 속에 잊혀질 수 밖에 없는 기억들을 기록으로 보존하는 것이 책의 역할임을 느꼈다.

 

비기에 서로 전해 오기를 "황려산에는 반드시 성인을 장사지내게 될 것이다."라 했는데, 곧 영릉(세종대왕의 능)인 것이다. 수천년 전에 이미 그것을 아는 자가 있었으니, 아아! 또한 이상한 일이다.
이순신은 무인 속에 있어서 이름이 드러나지 않더니, 신묘년(1591) 서애 유성룡이 정승이 되어서 그를 쓸 만한 인재라고 하고 정읍현감에서 차례를 뛰어넘어 전라좌수사를 제수했다.
곽재우는... 임진왜란 때 자기 집 종과 향병들을 모아서 의리를 떨쳐 왜적을 쳤다... 왜적들은 두려워하여 그를 홍의장군이라고 불렀다. 왜적이 물러간 뒤에... 방술을 배워 산으로 들어가 곡식을 끊고 거의 1년이 지나도록 먹지 않았다... 이는 대체로 연기의 법을 깨달은 것이다.

 

Posted by ing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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