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이렇게 오래, 열심히 일하는가?

 

The Problem with Work
페미니즘, 마르크스주의, 반노동의 정치, 그리고 탈노동의 상상


케이시 윅스 지음
제현주 옮김
동녘 펴냄


처음 책 제목을 봤을 때는 유쾌한 유머일 거라고 짐작했다.
제목이 부조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을 맡으면 프로답게 하는 게 당연한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부조리한 제목으로 시작해서 '열심히 하자'는 격려로 끝나는 달달한 스토리를 상상했다. 그런데 틀렸다. 생각보다 진지하고 무거운 책이었다.


우리는 일이 인생의 중요한 일부라고 생각한다. 삶의 필수 요소라거나 신이 부여한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렇게 생각하도록 교육 받았다. 하지만 당연함에 묶여 있으면 자유로운 상상을 할 수 없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일인지 삶인지 용기있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감히 노동철폐나 기본소득 같은 담론을 욕망해보아야 한다. 자본주의도 공산주의도 그 시대의 담론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면 담론은 현실이 된다. 상상하면 이룰 수 있다. 문제는 상상의 옳고 그름이 아니라 상상할 수 있는 용기의 있고 없음이다.


인공지능과의 경쟁 때문에 일자리에서 도태될지 모른다는 공포가 만연한 지금이, 노동은 기계에게 맡기고 사람은 삶을 누리는 유토피아를 적극적으로 상상해야 할 때다.


번역은 매끄럽지 못했다. 하지만, 거친 번역을 감수하고도 읽을만한 가치가 있었다 (번역 별 3 ★★★).

 

고된 노동이 정말 그렇게 위대한 것이라면, 부자들은 그걸 모두 독차지했을 것이다. -- 노동조합 운동가
노동자가 물리적 노력뿐 아니라 감정적 기술, 정서적 역량, 소통 능력까지 제공하기를 요구하는 일자리가 많아질 때, 다시 말해 자아의 더 많은 부분이 노동과정으로 끌려들어 가고 관리되어야 할 때, 자기 자신으로부터, 또 타인으로부터의 소외는 분명히 점점 더 심각해진다.
풀타임의 평생에 걸친 안정적 일자리 모델을 사회 규범으로 여기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고 일에 기초한 혜택을 얻는 것이 점점 더 힘들어질 때, (기본소득 요구는) 훨씬 합리적인 방법을 제공해준다.

 

Posted by ing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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