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의 기원

독후감 2012. 3. 26. 00:16
'생명의 큰 나무'도 세대를 거듭하면서 죽어서 떨어진 가지로 지각을 채우고, 계속 분기하는 아름다운 가지들로 지표를 뒤덮고 있는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145 P)
아름답지 않은가? 생명의 나무는 종의 기원에 실린 유일한 삽화다. 큰 나무에서 뻗어나온 무성한 가지처럼, 생명이 다양한 종으로 분화되어가는 족보를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 나와 떨여져 있는 저쪽 가지 끝 무언가도 나와 이어져 있는 같은 뿌리에서 뻗어나온 생명이다. 신선한 감동을 느꼈다.
 
무식한 고백이다. 이 책, 처음 읽었다. 책을 읽기 전에 오해한 것이 있다. 이 책이 종의 기원을 설명하는 줄 알았다. 이 책을 읽고 결론을 요약하자면 '종이란 건 없다'. 신의 의지에 의해 소는 소라는 종으로, 개는 개라는 종으로, 돼지는 돼지라는 종으로 창조된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여 생명이 변화된 형태가 소이고 개이고 돼지인 것이다. 더구나 종이라는 것이 영원불변한 무엇도 아니다.

이책은 끊임 없는 환경의 변화와 이로 인한 생명의 끊임 없는 변화를 설명한다. 끊임 없는 변화를 설명하는 점에서 주역을 읽는 듯 했다.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변화하는 생명만이 살아남는다고 강조하는 점에서 경영서나 병법서를 읽는 듯 했다. 그리고 생명의 나무라는 아름다운 개념을 설명할 때는 문학서를 읽는 듯 했다.

번역이 아쉽다. 아무리 정성껏 읽어도 태반이 이해 못할 난문이다. 이런 책은 국가적 차원에서 힘을 기울여 제대로된 번역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종의 기원
다윈 지음, 송철용 옮김, 동서문화사 펴냄.

 
Posted by ing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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