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힘들어서 책을 들었다.
김혜남의 '나는 정말 너를 사랑하는 걸까?'.
저자는 정신분석 전문의라고 한다. 느낌이 좋았던 구절들을 발췌한다.

아무리 힘들다고 해도 사랑을 그만둘 수 없다는 사실이 얼마나 무섭고 슬픈 일인가?

사랑이라는 감정은 결코 나이나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온다. 그리고 그것이 축복받는 사랑이 될지, 축복받지 못하는  사랑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인간에게 그걸 선택할 권리는 없기 때문이다.

사랑은 외로움을 동반한다. 외로움이란 상대방에게 제일 중요한 사람이 되지 못한다는 느낌이다 (심리분석가 '헬레네 도이치')

현대인은 뭔가 결핍된 나르시시스트들이다. 나르시시스트들의 사랑은, 상대를 온전히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투영된 자신의 이상형을 사랑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공감하고 사랑하는 능력이 결핍되어 있기 때문에 상대에게서 실망스러운 점이 발견되면 곧 극심하게 분노한다.

정신분석 치료를 시작할 때 환자에게 으레 묻게 되는 질문이 있다. 배우자 혹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사랑할 수 있다'는 사실은 좌절을 견디는 능력, 적어도 타인과 관계 맺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능력이 있음을 말해 준다.

인생에서 가장 위험한 일은/ 아무런 위험에도 뛰어들지 않으려는 것이다./ 아무런 위험에도 뛰어들지 않는 사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것도 가질 수 없으며/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다.

한국어를 쓰는 사람에게는 원래부터 한국어로 저술된 책이 잘 읽힌다. 자기 생각을 조리 있게 서술하는 저자의 능력이 부러웠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막연했던 답답함이 해소되었다.

 


Posted by ing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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