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읽는 노 철학자의 지혜 "게으름에 대한 찬양"

버트런드 러셀 지음
송은경 옮김
사회평론 펴냄


러셀은 특이한 철학자다.
100년 가까운 삶을 통해 치열한 행동을 보여준 행동파다. 그런데 그의 글은 투박하기 마련인 행동파의 글 답지 않게 재치가 넘친다. 말빨이 세다. 그의 글을 읽자면 집중해야 한다. 현란한 글의 파도가 어디를 향하는지 길을 잃기 쉽기 때문이다. 파도를 헤치고 나면 직관을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러셀의 수필들을 모은 책이다. 그런데 수필집 답지 않게 의외로 집중력이 있다. 책을 관통하는 일관된 주장이 있다. 그것은 합리성을 갖자는 것이다. 불합리한 맹신과 맹종을 경계하자는 것이다. 1차 세계 대전이 끝나고 또한번의 세계 대전을 앞둔 혼돈의 시기, 파시즘과 공산주의 혁명으로 들끓던 맹목과 맹종의 시기에 외쳐진 주장이다. 스스로의 주장대로 합리적으로 사고하고자 노력한 러셀의 지성을 느낄 수 있다.

책이 얇고 표지가 예쁘다. 소장욕구를 자극한다. 번역은 조금 아쉬웠다.


Posted by ing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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