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여행, 과학이 묻고 철학이 답하다

터미네이터는 정말 1984년으로 갈 수 있을까?

 

김필영 지음
들녘 펴냄

 

유튜브에서 '5분 뚝딱 철학'이라는 채널을 좋게 봤다. 철학을 짤막하게 요약해주는 채널이다. 그 채널의 주인장이 이 책의 저자다. 머릿말에서 저자가 자기 소개를 한다. 저자는 50이 넘은 샐러리맨이라고 한다. 일하면서 짬짬이 철학을 공부했고 박사 학위까지 취득했다고 한다. 그렇게 공부한 이유는 그냥 재밌어서였다고 한다. 같은 샐러리맨으로서 현업과 공부를 병행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안다. 존경스럽다.

책을 고른 이유는 목차에 직전 독서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에서 얼핏 봤던 '현재주의'와 '영원주의'에 대한 언급이 있어서였다. 현재주의, 영원주의, 블록우주 (Block Universe) 개념을 알게 돼서 만족스럽다.

현재주의(Presentism). 과거와 미래는 존재하지 않고 오직 현재만이 존재한다는 이론.
영원주의(Eternalism). 과거와 미래도 현재와 같이 존재한다는 이론.
영원주의의 이미지는 과거/현재/미래가 벽돌을 쌓아놓은 모양이다. 그래서 영원주의를 블록우주(Block Universe) 이론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내가 듣고 싶던 얘기와 저자가 하고 싶던 얘기가 달랐다. 나는 시간의 본질에 대한 과학 이야기를 듣고 싶었지만 저자는 논리학을 이야기하고 싶어 했다. 시간에 관한 저자 나름의 사고실험을 길게 펼치는데 따라가기 힘들었다. 억지스럽다고 느꼈다. 만약 기회가 있어 솔직한 느낌을 얘기한다면 저자는 빙긋 웃으며 대꾸할 것이다.

그럴 수 있죠.

그럴 수도 있다. 어긋나는 만남도 있을 수 있는 거다.

 

 

Posted by ing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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