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8.29.

이 책을 읽고, 글 배우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이 책은 인류의 현재를 지배하고 있는 자본주의라는 정치 경제 시스템에 대해 고찰한다. 자본주의 시스템은 무한 생산과 무한 소비를 추구한다. 유한한 세상에서 무한한 성장을 추구하다보니 파국을 피할 수 없을텐데, 사람들은 무덤덤하게 지켜 보기만 한다. 이 책은 그 이유를 고민하고, 대안을 제시하려 노력한다.

경제서? 아니다. 이 책의 저자 에리히 프롬은 프로이트의 후예이며 정신분석 학자다. 정치서? 아니다. 이 책은 인간과 사회의 본성에 대한 연구 논문이다. 철학, 신학, 과학을 넘나들며 합리적으로 분석하고 설명한다. 지극히 사실적인 자료를 근거로, 지극히 논리적인 방법으로, 지극히 과학적인 결론을 도출한다.

기독교의 문제점에 대한 분석이 인상적이었다. 기독교는 예수를 특별한 영웅으로 부각시킨다. 예수를, 사랑을 실천하는, 영웅적 존재로 부각시킨다. 그렇게 예수는 우상이되고, 평범한 개인은 예수로부터 소외된다. 즉, 예수를 닮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게 된다. 대신, 신앙을 소유함으로써 구원을 얻으려 한다. 탐욕스러운 생활을 계속하더라도, 예수를 신앙의 대상으로 소유하면, 용서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현대 기독교는 이런 소외를 방조할뿐아니라 조장한다. 그래야 개인에게서 유리된 예수를 독점해서 사업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날카롭지 않은가?

저자는 인간의 소외, 다시 말해 인류의 방관에 대해 깊이 고민한다. 저자는 인류가 파국을 피하려면 현실을 직시하고 현실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흔히 스스로 자기 생각을 한다고 착각한다. 혹시나 그 생각이 매스컴을 통해 세뇌된 남의 생각이라고 의심해본 적은 없는가? 저자는 인류가 제정신이라면, 진정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다면, 분명히 파국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아울러, 현실의 부조리를 넋놓고 방관한다면, 인류는 "멸망해도 싼" 존재일 뿐이라고 경고한다.

범우사에서 출간된 번역서를 몇 년 동안 표지가 너덜너덜해지도록 읽었다. 원서 제목은 "To Have or To Be". 얇고 가격도 싼, 바람직한 책이다. 번역은 무난하다. 초반 번역은 감동스러울 정도로 충실한데, 마지막 장 부근의 번역이 다소 불만스럽다. 그래도 그정도면 훌륭하다. 인생 사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2023.11.27.

나의 삶은 무엇으로 평가될까? 나의 삶을 평가하는 것은 내가 살며 모아 온 소유물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나의 태도다. 삶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바꾸면 사회의 현실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1976년에 출간된 책이다. 하지만 오래된 책이라고 독서를 주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책의 내용은 아직도 적절하며 여전히 살아 있다. 읽을 때마다 태도를 바로잡게 만드는 좋은 책이다.

범우사에서 펴낸 책도 까치에서 펴낸 책도 모두 번역 좋았다 (번역 별3.5 ★★★☆).

 

 

Posted by ing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