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성장 시대가 온다

The End of Growth
성장의 종말과 세계 경제의 미래

 

리처드 하인버그 지음
노승영 옮김
부키 펴냄

 

독서를 통해 2000년 닷컴 버블과 2008년 금융위기가 개별 사건이 아니라 하나로 연결된 사건이었음을 알게 됐다. 닷컴 버블을 수습하기 위해 공급한 유동성이 부동산 버블을 키웠고 그것이 금융위기의 원인이 되었다. 이 책은 금융위기의 전말이 드러난 2011년에 출간됐다.

이 책의 원서는 미국에서 2011년 9월에 출간되었고, 2012년 6월에 증보면이 전자책 형태로 출간되었다. 부키에서는 초판본에 증보면을 추가한 형태로 국내에 번역 출간하였다.

 

지금의 통화·금융 시스템에서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말은 은행이 돈을 더 많이 빌려준다는 말이다. 이렇게 공급된 유동성이, 달리 말해 부채가, 실물 경제로 뒷받침하기에 버거울 정도로 커졌다. 한계가 임박했다.

부채는 결코 완전히 상환할 수 없다. 부채가 청구하는 양만큼의 노동과 자원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석유, 물, 인(비료의 원료), 생선(수산 자원) 등 모든 자원이 한계에 도달했다. 자원의 생산량이 이제는 감소만 앞두고 있다. 지금이 정점이다. 자원과 더불어 자연도 한계에 다다랐다. 기후변화와 대규모 환경 재앙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만물의 정점에 도달하고 있다.
딥워터호라이즌의 원유 유출 사고... 파키스탄 홍수... 러시아 자연 발화 화재... 2010년에 자연재해와 환경오염 사고로 인한 GDP 손실 총액은 1500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다.
2011년 대형 지진과 쓰나미가 일본 북부를 강타했다.
지구라는 유한한 행성에서 무한정 소비를 늘리고 폐기물을 쏟아 낼 수 없다.

 

저자는 직면한 한계를 타개하는 방법으로 1) 채무를 동반하지 않는 대안화폐의 이용, 2) 성장이 아니라 행복을 측정하는 경제 지표의 도입, 3) 성장 없는 삶을 현실로 인정하는 자세의 변화를 제안한다.

지속 가능성, 즉 우리 자신 뿐 아니라 일곱 세대 뒤의 후손에게까지 이로운 삶의 방식을 추구하는...
경제 성장은 종말을 맞이할까? 그렇다. 그것은 세상의 종말일까? 결코 아니다.

 

책의 90%에 걸쳐 나열된 비관적 현실 때문에 마음이 불편했다. 겨우 10%를 남겨두고 낙관적인 희망을 결론으로 제시한다. 조울증 수준의 변덕이라고 느꼈다. 낙관적인 희망에 공감하기 힘들었지만 비관적인 현실을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 번역은 나쁘지 않았다 (번역 별 3.5 ★★★☆).

 

 

Posted by ing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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