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Let my people go surfing

 

이본 쉬나드 지음
이영래 옮김
라이팅하우스 펴냄

 

한글 제목과 원서 제목의 느낌이 조금 달랐다. 한글 제목은 "파도가 치면 서핑을 가겠다"라는 자기 실현적인 느낌인데, 원서 제목은 "내 사람들이 서핑 갈 수 있게 배려하겠다"라는 이타적인 느낌이다. 책을 읽은 뒤 미루어 생각해보면 양쪽 모두 저자의 본모습이다. 저자는 성공한 사업가이면서 대단히 현실적인 모험가다. 위험한 모험의 순간에 생존 확률을 높일 수 있다면 동료를 버리는 선택도 담담히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모질거나 못된 사람이라는 뜻이 아니다. 죽음과 직면하는 모험을 거듭하면서 현실을 직시할 수 있게 된 사람이라는 뜻이다.

한국과 인연이 있는 사람이다. 1960년대에 주한미군으로 복무했다. 당시 그는 한국인 등반가들과 인수봉에 쉬나드A 루트와 쉬나드B 루트라는 암벽등반 길을 개척했다. 미국으로 돌아가 사업을 일으키면서 한국에서 함께 했던 암벽등반 동료들을 초대하기도 했다. 친구들을 직원으로 초대하는 것은 저자가 일으킨 회사 파타고니아의 전통이다.

파타고니아는 한번 쓰고 버리는 제품이 아니라 오래도록 수선해가며 평생을 쓰고 물려주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철학이라고 한다. 지속 가능한 환경을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은 성공한 사업가의 성공 스토리다. 세상의 모든 성공 스토리가 그렇듯 가려 들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돈이 아니라 환경을 목적으로 사업한다는 그의 철학은 분명 신선했다.
좋은 번역이었다 (번역 별 3.5 ★★★☆).

 

위험한 스포츠를 하면서 중요한 가르침을 얻었다. 한계를 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계를 넓히려고 노력하고 한계를 초월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살지만, 한계를 넘어서는 안 된다.

 

 

Posted by ing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