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스트

알베르 카뮈 지음
이휘영 옮김
문예출판사 펴냄

 

 

194X년 알제리의 도시 오랑이 배경이다. 실재한 적 없는 재난을 치밀하게 상상해서 이야기를 만든 작가의 뚝심이 대단했다. 페스트 창궐이라는 재난을 맞아 분투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다.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개성 있었고, 개연성을 가진 그들의 모든 언행이 납득할만 했다.

 

번역이 아쉬웠다 (번역 별 2.5 ★★☆).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공연 장면, 파늘루 신부의 설교 장면 등 중요한 몇몇 장면들이 아무리 정성껏 읽어도 이해되지 않았다. 기회가 되면 다른 번역본을 읽어 볼 것이다.

 

어느 한 도시를 제대로 알기 위한 편리한 방법은 거기서 사람들이 어떻게 일을 하고, 어떻게 사랑하며, 어떻게 죽어가는가를 알아보는 것이다.
쥐 사건에 대해 그처럼 떠들어대던 신문이 이젠 아무 소리도 없었다. 쥐들은 눈에 띄는 거리에서 죽고 사람들은 방 안에서 죽었으니, 그것은 당연하다고나 할까.
모든 사람이 다 그렇다. 즉 결혼하고, 계속해서 사랑하고, 그리고 일을 한다. 사랑한다는 사실을 잊을 만큼 일을 한다.
아마 신으로서는 사람들이 자기를 믿어주지 않는 편이 더 나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자기를, 그렇게 침묵하고 있는 하늘을 우러러볼 것 없이 있는 힘을 다해서 죽음과 싸워주기를 더 바랄지도 모릅니다.
페스트는 모든 사람에게서 연애의 능력과 우정을 나눌 힘조차도 빼앗아버리고 말았다는 사실도 말해야겠다. 왜냐하면 연애를 하려면 어느 정도의 미래가 요구되는 법인데, 우리에게는 이미 순간순간 이외에는 남은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페스트가 대체 뭡니까? 인생이에요. 그뿐이죠.

 

Posted by ing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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