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공황

독후감 2012. 12. 26. 23:51

세계대공황

자본주의의 종말과 새로운 사회의 사이

김수행 지음

돌베개 펴냄


활황 다음에는 반드시 공황이 온다. 

지금까지 세계 규모의 공황은 3번 있었다. 1930년~1938년 사이, 1974년~1982년 사이, 그리고 현재 진행중인 2008년부터의 공황이다.


1930년~1938년 사이의 공황은 

민간수요의 격감에 따른 주가폭락으로 시작됐다. 당시는 자동차와 라디오 같은 내구재 산업의 활황기였다. 이 시기에 기업은 이윤 극대화를 위해 고용과 임금을 줄이고 증시와 부동산에 투기하는 선택을 했다. 고용과 임금이 정체되면서 내구재에 대한 수요가 격감했고, 이에 따라 기업실적이 떨어지면서 증시거품이 붕괴됐다. 

이 시기의 공황은 2차 세계대전의 발발과 전시동원체제의 정착에 의해 해소됐다. 전후 자본주의 선진국들은 국민들의 거센 요구 때문에 국가 주도에 의한 완전고용체제를 추구하게 됐다. 그 덕분에 이후 1950년~1970년 사이는 사회보장제도에 기반한 자본주의의 황금기가 됐다.


1974년~1982년 사이의 공황은 

미국이 베트남전 수행을 위해 조장한 과도한 달러 유동성과 이에 이은 중동지역의 유가 폭등으로 시작됐다. 세계각국이 유가폭등으로 인한 인플레를 저지하기 위해 긴축정책을 펼치면서 달러 유동성에서 비롯된 거품이 붕괴되고 공황이 찾아왔다. 

이 시기의 공황은 1980년~1990년 영국의 대처 정부와 미국의 레이건 정부로 대표되는 보수주의 정권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불러왔다. 신자유주의는 부자들에 대한 세금 삭감, 공기업 민영화, 사회보장제도 해체 등을 통해 자본, 특히 금융자본의 자유로운 이윤추구를 강화했다. 이로 인해 증시와 부동산 시장에 활황이 찾아왔다. 하지만 금융자본은 스스로 부가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기생적인 자본이다. 처음부터 잘못된 활황이었다.


2008년 이후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공황은

미국 부동산 시장의 거품 붕괴가 원인이었다.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부동산에 관련된 파생금융 상품(증권)의 가치가 무너졌고, 이에 과도하게 투자했던 금융회사들이 연쇄적으로 지급불능 상태에 빠졌다. 미국정부는 부실 부동산 자산을 건전하게 정리하는 대신, 미국국민의 세금으로 금융회사들의 도산을 막는 미봉책을 선택을 했다. 

신자유주의를 외치며 경제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극렬하게 반대했던 미국의 금융자본이 이번에는 자신들의 투기실패를 정부가 공적자금(국민의 세금)으로 개입하여 막아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공황은 그 시기의 경제적 모순을 폭발적으로 드러내고, 새로운 질서를 등장시킴으로써 이를 해소시킨다. 지난 3차례 공황의 공통 원인은 자본의 탐욕이다. 이제는 인류가 탐욕을 거두고, 모두가 합의 가능한 합리적인 시스템을 세워야할 때다.


미국과 우리나라는 무척 깊이 얽혀있다. 경제나 사회의 흐름이 거의 동일하다. 그래서 다른 나라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우리 이야기 같았다. 번역서가 아니다. 저자가 쉬운 모국어로 자기 생각을 전달한다. 좋은 책이다.



Posted by ing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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