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는 언제고 한번 넘어보고 싶은 산이다. 사람으로 생각하는 능력을 부여 받고 태어난 이상, 여력이 된다면 언젠가 철학이라는 것을 공부해보고 싶었다. 그런 과정에서 칸트는 꼭 한번 짚고 넘어가야할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다.

짧은 소견으로 무리해서 정리하자면, 동양철학은 관계에 대한 철학이다. 개인의 존재와 현실의 존재를 당연하다고 인정하고, 그위에서 해야할 바를 논의한다. 반면 서양철학은 존재의 철학이다. 개인의 존재를 의심하고 현실의 존재를 의심하며 이에 대해 논의한다. 그래서 동양철학이 논의해온 내용과 서양철학이 논의해온 내용이 다르다.

칸트는 일련의 비판서를 저작하면서 제일 먼저 이성을 통해 알 수 있는 것과 알 수 없는 것의 한계를 구분짓는 작업을 한다. 개인의 존재에 절대적 가치를 부여하고 현실을 개인 인식 속의 환상으로 취급하던 관념론과, 현실의 존재에 절대적 가치를 부여하고 개인의 자유 의지를 부정하던 경험론 사이에서 철학이 무한 방황할 때, 칸트는 꽤나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으로 '인간이 이성으로 현실을 인식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이것이 바로 순수이성비판에 실린 내용이다.

그린비의 '순수이성비판, 이성을 법정에 세우다'는 한국인 저자 진은영씨가 칸트를 기반으로 새로 지은 책이다. 단순한 번역이 아니라 새로운 저작인데, 그 설명이 쉽고 흡인력 있다. 이책을 계기로 그린비의 '리라이팅 클래식' 시리즈를 섭렵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아직 칸트의 원본 저작을 접하지 못했다. 계속 주변 해설서만 맴돌고 있다. 아직 용기가 나지 않는다. 언젠가 계기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책도 하나의 계기가 돼줬다.

글쓴이 진은영
펴낸곳 그린비

 

 

Posted by ing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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