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법고전 산책

열다섯 권의 고전, 그 사상가들을 만난다

 

조국 지음
오마이북 펴냄

 

누구나 알듯 조국 작가의 현재 처지는 참담하다. 머리말에서 '견디겠다'고 전하는 그의 다짐이 가슴 아팠다.

... 불안하고 두렵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읽고 씁니다. ... "너를 죽일 수 없는 것이 결국 너를 더 강하게 할 것이다"라는 니체의 말을 믿으며 견디고 또 견딥니다.

 

책은 민주주의 법철학이 발전해 온 과정을 설명한다. 법학자 조국은 정말 자상한 교수님이어서, 어려운 법철학을 쉬운 언어로 설명해 준다.

1장. 사회계약/
루소... 누군가 나랏일에 관해 "그게 나랑 뭔 상관이야?"라고 말하는 순간 그 나라는 끝장난 것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2장. 삼권분립과 '법을 만드는 방법'/
시민의 재판 참여는 근대 민주주의의 핵심입니다. 시민의 재판 참여는 '법관독재'를 막고 재판의 민주적 정당성을 높이며 재판에 대한 시민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최고의 방안입니다.
3장. 입법권의 한계와 저항권/
로크... 사회계약론에 기초하여 '저항권', '혁명권'을 정당화한 것은 정말 위대한 이론적 업적입니다. 민주주의는 대표자를 '선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제거'할 수 있는 제도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으니까요.
4장. 죄형법정주의/
잠재적 범죄인이 범죄를 안 저지르게 하려면 잔혹한 형벌을 부과하는 방식이 아니라 "범죄를 저지르면 확실히 잡혀서 벌을 받는다"라는 생각을 하도록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5장. 소수자 보호와 사법통제/
"가난이나 굴욕 속에서 삶을 마치는 것밖에는 다른 기회를 거의 갖지 못하는 민중이 있다. ... 이것이 시정되지 않는 한 처벌은 쓸데없는 짓이다."
6장. 자유/
우리나라는 오랜 권위주의 정권 또는 군사독재의 지배를 겪으면서 '자유'의 의미가 왜곡되어 있습니다. '자유주의'를 사상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억압하는 '반공' 자유주의로 이해하거나 기업의 무한정 자유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7장. 권리/
왕은 시삼네스의 아들에게 아버지의 가죽이 씌워진 의자에 앉아 재판 임무를 수행하라고 지시했습니다. 로마든 페르시아든 법을 해석하고 집행하는 자가 저지른 불법은 다른 범죄보다 훨씬 엄격하게 처벌한 것입니다.
8장. 악법도 법인가/
민청학련 사건... 김병곤(당시 서울대 4학년)은 사형선고가 내려지자 당당히 외쳤습니다. "영광입니다. 유신 치하 민중들에게 줄 것이 아무것도 없어 걱정하던 차에 이 젊음을 기꺼이 바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니 고마운 마음 이를 데 없습니다."
9장. 시민불복종/
간디... "악에 협조하지 않는 것은, 선에 협조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의무다." "국가가 무법적이거나 부패해졌을 때 시민불복종은 신성한 의무가 된다."
10장. 평화/
칸트는 전쟁의 시대를 살면서 영구 평화를 꿈꾸었습니다.

 

책을 통해 민주주의와 법치에 대한 저자의 깊은 고민을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민주주의 전문가이자 법치 전문가다. 언젠가 조국 작가가 정치 일선에 나서주면 좋겠다.

 

 

Posted by ing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