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노동 일지

임계장 이야기

 

조정진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저자는 안정적인 공기업에서 정년을 마치고 생계를 위해 시급 노동자 생활을 시작했다. 책은 저자가 버스회사 탁송업무를 시작으로 아파트 경비, 빌딩 경비, 터미널 보안요원으로 일했던 2년간의 삶을 소개한다. 이런 일자리는 오히려 노인을 선호하는데, 기회가 많은 젊은이들과 달리 노인들은 다른 곳으로 옮길 생각을 하지 않고 고분고분 말을 잘 듣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자가 전하는 모든 이야기가 너무 고단했다.

 

생각해보면 저자의 이야기는 특별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다. 당장 우리에게 닥쳐올 이야기다. 바람이 있다면, 같은 처지의 고단한 사람들끼리 쓸데없이 갈등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고 한다. 그로 인한 갈등이 있다고 한다. 언론과 정치권 일부가 그런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본질을 따져보면 비정규직 일자리는 하나라도 더 정규직 일자리로 바뀌어 없어지는게 좋다. IMF가 낳은 비정상적인 고용형태인 비정규직이 없어지기를, 그래서 사람값이 높아지기를, 사람이 사람으로 대접 받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이 빌딩에 근무하는 사람의 90퍼센트는 단기 비정규직이다. 용역회사의 미화원, 우리와 같은 주차 관리원 겸 경비원, 콜센터 상담원, 인터넷 쇼핑 업체의 텔레마케터들, 그리고 보험회사의 설계사 등 모두가 비정규직들이다. 이제는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훨씬 많은 세상이 된 것 같다. 하기야 비정규직을 합법적으로 쓸 수 있는데, 휴가 챙겨 줘야 하고 상여금 줘야 하고, 아프면 치료해 줘야 하고, 자르기도 어려운 정규직을 뽑아야 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Posted by ing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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