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02편(위정) 04장

논어 2008. 1. 31. 13:20

子曰 자왈
吾十有五而志于學 오십유오이지우학
三十而立 삼십이립
四十而不惑 사십이불혹
五十而知天命 오십이지천명
六十而耳順 육십이이순
七十而從心所欲不踰矩 칠십이종심소욕불유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열다섯에 학문에 뜻을 두었고,
삼십에 스스로 일어섰으며,
사십에 미혹됨이 없었다.
오십에 天命(천명)을 알았고,
육십에 (모든 말을 수용할 수 있을만큼) 귀가 순해졌으며,
칠십에는 마음가는대로 행동해도 법도를 그르치지 않았다.

 

지금도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 계신다. 고등학교 때 국사 선생님이시다.
당시 다른 암기과목 선생님들께서는 학력고사(지금으로 따지면 수능) 전까지 진도를 몇 번이나 반복하는가를 중요하게 취급하셨다. 근데, 이 선생님께서는 학기 초에 말씀하시기를 시험 전까지 진도를 딱 한 번만 나가겠다는 거였다. 처음에는 불안했다.

그 후 1년에 걸쳐 조곤조곤 차분하게 역사의 맥락을 짚어주셨다. 이래서 이런 일이 일어났고, 그 영향으로 저런 일이 생겨났고, 그 의미는 어떻고... 학력고사에서 국사 점수가 꽤 잘 나왔다. 그 후로 맘 깊이 존경하고 있다 (점수 때문이 아니다).

인생이란 시험이 그렇다. 진도를 몇 번 나가느냐, 얼마나 빨리 나가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딱 한 번 진실하게 채워나갈 일이다. 한때 지우학, 이립, 불혹 등의 진도를 공자님보다 빨리 해치우려고 조바심쳤던 기억이 있다. 인생은 그럴 게 아니다.

 

Posted by ing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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