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한국사

독후감 2013. 10. 20. 10:53

조선왕조 실록에서 챙기지 못한

뜻밖의 한국사


김경훈 지음

오늘의책 펴냄


우리나라 역사 속에서 펼쳐진 이런 저런 소소한 이야기들을 옴니버스 형태로 소개한다. 임진왜란 때 일본에서 건너온 고구마가 300년동안의 노력 끝에 1900년에 와서야 본격적으로 경작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 통일신라 시대 경주가 약 18만호 세대가 거주하며 금으로 장식한 집이 즐비할만큼 부유했다는 이야기 등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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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가지 힘


사이토 다카시 지음

홍성민 옮김

뜨인돌출판사 펴냄


저자는 역사 전공자가 아니다. 그래서 그런지 역사책이라는 느낌보다 역사를 이야기하는 수필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 지식인의 역사관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왔다.

욕망, 모더니즘, 제국주의, 몬스터, 종교의 5가지 키워드를 제시하고 각 키워드마다 하나의 챕터를 할당해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재구성한다. 부담 없는 역사 이야기였다.

좋은 번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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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


타밈 안사리 지음

류한원 옮김

뿌리와 이파리 펴냄


중세, 이슬람은 로마보다 강성했다.
이슬람은 탄생할 때(중세 초기)부터 중세가 끝날 때까지 경제력과 군사력을 비롯한 모든 측면에서 로마와 유럽을 압도했다. 이슬람은 당시 세계에서 가장 앞선 문명이었다. 이슬람은 그리스 철학을 숙성시키고 발전시켰다.


이슬람은 원래부터 개인적 차원의 종교가 아니라 사회적 차원의 변혁운동이었다.
이슬람은 공동체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했다. 눈물 짓는 고아도 눈물 짓는 과부도 없는 사회가 예언자 마호멧이 꿈꾸던 공동체, "움마"였다. 그래서 이슬람은 예언자가 탄생한 해가 아니라 "움마" 공동체가 탄생한 해를 기원력으로 정한다.


나는 이슬람을 테러의 세계, 그리고 야만의 세계라고 생각했다. 이 책을 통해 이슬람의 지향점을 알게 됐고, 그들의 문명과 자부심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수니파, 시아파, 시크교의 유래와 의미를 알게 됐다.
시종일관 시적인 표현이 넘친다. 저자도 역자도 모두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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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예루살렘

독후감 2013. 3. 3. 22:24

굿모닝 예루살렘

기 들릴 지음

서수민, 맹슬기, 이하규 옮김

도서출판 길찾기 펴냄



캐나다 출신 만화가가 국경없는 의사회에 소속된 부인을 따라 이스라엘에서 지낸 2010년~2011년 1년동안을 그린 만화다. 정치적 주장이나 역사적 설명 없이 거기서 생활하며 본 것 그대로를 서술한다. 이런 담백한 서술이 오히려 팔레스타인 사람들에 대한 연민을 강하게 전달한다.

만화의 많은 배경을 이스라엘이 세운 '벽'들이 채우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거주지역 둘레에 분리벽을 세우고 사람들의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 사람과 사람을 가르는 거대한 장벽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상황을 웅변하는 듯 하다. 북한에도 다녀온 적이 있는 만화가가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에 출입하는 것을 "북한에 들어가는 것보다 힘들다"고 표현한다. 이스라엘은 지금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걸까?

몇 달전 읽었던 "조 사코"의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비망록"과 연관 있는 만화다. 훌륭하게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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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의 세기

독후감 2012. 10. 3. 08:37

증오의 세기

20세기는 왜 피로 물들었는가


니얼 퍼거슨 지음

이현주 옮김

민음사 펴냄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의 역사를 서술한 책이다.

1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은 왕이 통치하는 세계였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왕에 의한 통치가 끝났다. 2차 세계대전은 민족 국가간의 전쟁이었다. 나치 독일은 다른 민족을 절멸시키고 독일 민족의 생활공간을 넓히기 위해 세계 전쟁을 시작했다.


책이 기록하는 전쟁의 참상을 읽으면서 인간에 대한 혐오가 떠나질 않았다. 인간이 다른 인간을 증오하고, 억압하고, 착취하고, 죽이던 일이 불과 수십년전에 세계대전이란 이름으로 실재했다. 이 책에 의하면 인간은 (모든 인간은) 잔혹하고, 무지할 뿐 아니라, 증오에 찬 존재다. 나를 포함해서, 인간에겐 구원의 가치가 있는 것일까?


읽기에 벅찰 정도로 두껍다. 저자가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을 숨기지 않고 표현하고 있어서 역사책을 읽는다는 느낌 보다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같은 느낌이 들었다. 좋은 번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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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비망록


조 사코 지음

정수란 옮김

글논그림밭 펴냄



크고 두꺼운 하드커버 만화책이다. 출퇴근길 버스에서 읽었는데, 주변 승객 중에 만화의 그림체에 관심을 보인 사람이 있었다. 흡인력 있는 세밀한 터치의 그림체다. 하지만 안정감 있는 그림체의 만화가 그려내는 내용은 참혹하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을 학살한 내용이다. 학살은 과거의 사건일뿐 아니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건이기도 하다. 팔레스타인을 핍박하는 가해자 이스라엘이 나찌의 피해자로서 히틀러를 비난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스럽다.


번역은 거슬리는 부분 없이 자연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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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풍부하게 실은 역사책이다.
역사와 함께 역사의 현장이 어디인지 알 수 있다. 풍부하되 지도의 양이 책을 압도할 정도로 과하지 않다. 글을 읽다 어디서 벌어진 일인지 궁금해질 때 지도가 제시되는 딱 적당한 정도다.
지명의 유래를 쉽게 풀어주고 있다. 러시아가 '루스인의 땅'이라는 뜻이며 '루스'는 '슬라브인 땅에 진출한 스웨덴계 바이킹'이라고 설명해준다. 이름을 이해하면서 세계를 좀 더 폭넓게 이해할 수 있었다.
저자는 대륙별 패권의 흐름에 따라 역사를 서술한다. 유럽, 아랍, 아시아, 러시아,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대륙의 패권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소설같은 문체로 서술한다.
일어는 한국어로 번역했을 때 손실이 가장 작은 언어인 것 같다. 일어를 원서로 둔 책 중에 번역상 문제를 느낀 책은 거의 없었다. 이 책의 번역도 훌륭했다.

지도로 보는 세계사
미야자키 마사카쓰 지음
노은주 옮김
이다미디어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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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조준현

독후감 2011. 7. 18. 14:37

누구나 말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자본주의
조준현 지음
카르페디엠 펴냄
 
자본주의의 역사를 개괄하고 신자유주의에 대해 설명한다. 

처음 등장했을 때 자본주의는 그 자체가 진보적인 사상이었다. 자본주의의 철학적 근간이었던 자유주의는 당시 사회의 기득권 세력인 봉건영주들이 신흥 자본가 세력을 규제하는 것에 반대하는 사상이었다.
반면 1970년대 석유파동 이후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불황 때문에 대두된 신자유주의는 이미 기득권 세력이 되어버린 독점자본 세력이 자신을 규제하는 것에 반대하는 사상이다.

모르는 단어로 세상을 재단할때가 가장 위험하다. 신자유주의와 세계화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얻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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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쉬운 터키 역사서다. 중학생 수준의 독자를 대상으로 한다. 너무 자상하게 서술해서 조금 당황스러웠다.
어쨌든, 우리와는 고구려 시대부터 끈이 이어지는 튀르크 민족의 국가 터키에 대해 조금 더 알 수 있었다.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에 이르는 광활한 영토를 지배했던 오스만 제국의 후예, 다종교 다민족 사회을 자비롭게 통치했던 이슬람의 나라... 터키를 보면 객지에서 성공한 친척을 보는듯한 느낌이 든다.

처음 읽는 터키사 (동서양 문명의 교차로, 터키)
전국역사교사모임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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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기부터 시작된 유럽의 대항해시대를 다룬 역사책이다.

내가 가진 근대에 대한 기억은 유럽이 압도적인 무력을 기반으로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를 정복했던 시기라는 이미지였다. 하지만 책은 압도적인 유럽이라는 이미지가 유럽이 승리했기 때문에 남겨진 결과일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아메리카에서 압도적이었던 것은 전염병이었다. 유럽이 상륙한 시기에 만연한 전염병 때문에 아메리카의 선주민들은 이미 궤멸 상태에 놓여 있었다. 더구나 살아남은 아메리카 선주민들조차 전염병을 몰고온 유럽인들을 공포스럽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유럽이 거둔 승리는 박빙의 승리였다. 아프리카의 경우 유럽인들의 전쟁관과 아프리카인들의 전쟁관이 서로 달랐다. 유럽의 전쟁은 땅을 뺐기 위해 사람을 죽이는 것이 목적이었다. 아프리카의 전쟁은 사람을 얻기 위해 (노예로 쓰기 위해) 사람을 상하게 하지 않고 이기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런 아프리카인들은 전쟁에 이기기 위해 사람을 무참히 살육하는 유럽인들의 잔인성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시아가 정복된 것은 아시아 국가들 내부의 갈등이 주 원인이었다. 유럽은 적은 수의 병력을 보충하기 위해 아시아 현지인들을 고용하여 무력을 행사했다. 백성이 사랑하지 않는 아시아의 구 정권이 외세를 버텨낼 수는 없었다.

압도적인 책 두께 때문에 걱정했는데 무게와 내용이 의외로 가벼웠다. 이야기가 재밌어서 술술 잘넘어갔다.

대항해시대, 해상 팽창과 근대 세계의 형성
주경철 지음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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