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리지 않는 법

How not to be wrong, 수학적 사고의 힘


조던 엘렌버그(1971~) 지음
김명남 옮김
열린책들 펴냄



틀리지 않는 선택을 하고 싶을 때가 있다. 불확실한 추정만 가능한 상황에서 합리적 선택을 내려야 한다면 우선 이 책을 보는 게 좋겠다. 이 책은 "수학책"이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전장에서 살아 돌아온 전투기들에 남은 총탄 자국 통계치를 근거로 전투기에 덧댈 보호 강판의 위치를 선택해야 하는 통계학자가 있었다. 통계학자는 총탄의 흔적이 가장 많은 곳이 아니라 전혀 없는 곳에 보호 강판을 덧대야 한다고 결정했다. 그곳을 타격 당한 전투기는 한 대도 돌아오지 못한 것이라고 통계를 해석했기 때문이다.


책은 "통계의 이면을 보라"는 주장을 밀도있게 펼친다. 현대 과학계는 연구 성과의 판단을 위해 "통계적 유의성 검정"을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통계적 유의성 검정"은 "모순"을 통해 분명하게 증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낮은 가능성"을 통해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방식이다. "낮은 확률로 일어나는 일"은 현실세계에서 생각보다 자주 "확실하게" 일어난다. 다시 말해 현대 과학은 생각보다 확고하지 않다. 우리는 과학조차도 맹신해선 안된다.

"생각"하고 "판단"해야 한다.


생각하는 능력을 갈고 닦고 싶은 사람이라면 수학책을 읽어야 한다. 수학책에는 문학적 아름다움과 철학적 깊이가 있다. 이 책은 가치가 선형적이지 않음을 그래프로 설명하는데, "중용"과 "과유불급"을 이보다 간결하고 분명하게 설명하는 방법을 보지 못한 것 같다.



수학적 판단이 필요한 이유가 "실천"을 위해서라고 이야기하는 저자(수학 영재)의 적극적인 자세가 신선했다. 괜찮은 번역이었다 (번역 별 3.5 ★★★☆). 상당히 많은 분량의 글을 훌륭하게 번역했으나 수학적 엄밀함에 어긋나는 문장이 2곳 정도 있는게 아쉬웠다. 그것만 빼면 역자의 노력에 감사하고 싶은 번역이었다.



Posted by ing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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