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악에 끌리는가

선악의 본질에 대한 진화론적 고찰


프란츠 부케티츠(1955~2018) 지음
염정용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2011.6.13.
저자는 인간의 도덕관념이 신의 하사품이 아니라 진화의 결과물이라고 주장한다. 때문에 인간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당위적 모습을 강요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임을 지적한다. 도덕은 인간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일 때에만 지켜질 수 있으며 가치 있다는 주장이다. 저자의 주장에 공감했다. 매끄러운 문장은 아니었으나 정확한 번역이었다.

2018.6.16.
'선악의 본질에 대한 진화론적 고찰'이라는 부제가 책의 내용을 잘 요약한다. 인간이 윤리학을 갖게 된 이유를 진화론적으로 고찰한다.

독서하면서 내게 선악을 구별할 능력이 있는지, 만약 구별할 수 있다면 굳이 선을 따라야 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을 갖게 됐다. 독서모임 토론에서 귀한 조언을 들었다. 지금 갖게 된 생각을 메모해둔다.

절대적이고 궁극적인 선악 기준 따윈 없다. 각자가 가진 기준을 모아 보편적인 기준을 지칭할 수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해 절대적인 선악 기준이 먼저 존재하고 개인들이 그 기준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개인들 각자의 선악 기준이 먼저 존재하고 이를 종합해서 보편적 기준을 지칭하는 것이다.
개인은 미미할지라도 분명 보편적 기준에 영향을 끼친다 (그러니 살아야 한다). 그리고 개인은 아집을 버리고 사람들과 교류함으로써 자신의 기준을 좀 더 보편적인 방향으로 조율할 수 있다. 선과 악이 있을 때 선을 선택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라고 생각한다).

무난한 번역이었다 (번역 별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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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이성비판

대우고전총서 019

 

임마누엘 칸트(1724~1804) 지음
백종현 옮김
아카넷 펴냄

 

철학 교수가 되고 싶던 칸트는
오랜 기다림 끝에 46세 되던 1770년에 비로서 교수직을 얻는다. 그리고 57세 되던 1781년, 10년 동안 집필한 "순수이성비판"을 세상에 내놓는다.

"순수이성비판"은
인간의 인식 능력에 관한 책이다. 인간의 "이성"이 무엇을, 어떻게, 어디까지 알 수 있는지 고찰한다. 인간이 "감성"으로 감각한 내용을 "범주"에 따라 분류하고 종합해서 "인식"을 만들어낸다는 칸트의 설명은 "뇌과학"의 성과가 축적된 지금의 눈으로 보아도 어색하지 않다. 존경스러운 칸트는 fMRI 같은 계측 장비의 도움도 없이 자신의 이성을 섬세하게 갈고 닦아 인간의 인식 능력을 탐구했다.

백종현의 "순수이성비판" 번역은
1권과 2권으로 나뉘어 있다. 분량과 난이도가 만만치 않다. 1권 독서에 7개월, 그리고 2권 독서에 7개월이 걸렸다 ('17년 1월초~'18년 2월말). 오랫동안 읽을 수 있었던 이유 중엔 공들인 번역의 덕도 컸다. 이정도 수준의 칸트 번역서를 갖고 있는 언어는 몇 안될 것 같다 (번역 별4 ★★★★).

1권은 감성과 지성에 관한 이야기였다 (1권 독후감 참조).
인간이 경험으로부터 인식을 만들어내는 과정과 원리를 설명한다.

2권은 "이념"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한다.
인간의 사변이성(생각하는 이성)은 본능적으로 "영혼", "우주", "신" 이념을 고민한다. 하지만 인간이 가진 사변이성의 능력으로는 이 이념들을 이해할 수 없다. 사변이성으로 이 이념들을 이해하자면 모순을 피할 수 없다. 칸트는 이 모순을 순수이성의 오류추리 사례와 순수이성의 이율배반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본능적으로
"영혼", "우주", "신" 이념을 이해하고자 욕망하지만 이를 이해할 수 없는 무능한 이성을 인간은 왜 갖고 있는 것일까? 칸트는 실천이성에서 인간이 이성을 간직하고 있는 이유를 찾는다. 인간의 사변이성은 오류투성이다. 하지만, 인간은 실천이성을 통해 "세계 (즉, 우주)"를 도덕적으로 만들 수 있다.
인간이 실천이성으로 도덕적 판단을 내리고 행동하자면 "영원한 삶 (즉, 영혼)"과 "신성한 의지 (즉, 신)"를 가정할 수 있어야 한다. 사변이성이 "영혼", "우주", "신"을 욕망하는 이유다.
비록 사변이성으로 "신"과 "영혼"을 증명할 수는 없지만, 실천이성으로 도덕적 판단을 내리기 위해 "신"과 "영혼"을 가정하는 것은 허용된다. 이를 가정하더라도 경험적 세계의 객관적 법칙들은 전혀 훼손되지 않는다.

사변이성의 무능함을 비판하면서 실천이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순수이성비판"은 "실천이성비판"의 거대한 예고편인 것 같다.

차분한 칸트와 열정적인 니체를 읽고 얻은 결론은
모두 "도덕적 삶"이었다. 니체는 신의 도움 없이 삶의 의미를 창조하는 (즉, 도덕을 창조하는) 초인이 되라고 말한다. 그리고 칸트는 도덕적인 삶을 실천하라고 말한다.

이번 독서 덕분에 독서 근육이 강해졌다.
특히나 독서 지구력이 강해진 것 같다. 독서 도중 자주 맥락을 놓쳐서 여러번 반복해서 읽을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반복하다 보니 이제 "순수이성비판"의 어디를 펴도 흐름 상 어디쯤 위치하는 이야기인지 알 것 같다.
칸트는 80세를 일기로 죽기 직전 "Es ist gut (좋다)" 라는 말을 남겼다.
나도 독서를 마치며 비슷한 말을 남긴다.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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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이성비판 1권

대우고전총서 019

임마누엘 칸트 지음
백종현 옮김
아카넷 펴냄

 

1권과 2권으로 구성된 백종현 역 순수이성비판의 1권을 모두 읽었다. 1월1일부터 시작해서 7개월 만이다 (지금은 7월 거의 마지막 날). 부지런히 독서하면 올해가 끝나기 전에 1,2권을 모두 읽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순수이성비판 1권까지의 핵심 키워드는 범주였다. 1권의 체계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직관 (범주가 적용되는 대상)
  2. 4항/12목 판단형식 (범주를 유추하는 시작점)
  3. 4항/12목 범주 (범주의 등장)
  4. 범주에 대한 선험적 연역 (범주의 사용은 타당한가?)
  5. 범주별 도식 (범주는 어떤 방식으로 적용되는가?)
  6. 범주별 원칙 (범주를 어떤 원칙 아래에서 적용해야 하는가?)


책 첫머리에 있는 '순수이성비판 해제'는 처음 읽었을 때보다 칸트의 글을 읽고 난 후 읽었을 때 더 도움이 됐다. 모호했던 칸트의 글을 역자가 훌륭하게 요약하고 해설해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독서 초반, '초월적'이라는 말과 '초험적'이라는 말이 뭐가 다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지금은 어렴풋하게 다음과 같으리라고 짐작한다.

  • 초월적: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다시 말해 시간과 공간. 시간과 공간은 지각의 형식이다)과 관계 있는 것들 ('선험적'과 비슷할 때가 많은 말)
  • 초험적: 경험적으로 주어지지 않는 것들 (이것도 '선험적'과 비슷할 때가 많은 말)


무의미한 말일 수도 있지만, 재밌다. 반복해서 읽으면 결국엔 이해할 수 있는 '말이 되는 한국어'로 번역한 역자의 노력 덕분인 것 같다.

 

2017.8.12.
'선험적', '경험적', '초월적', '초험적' 용어에 대한 자료가 있어 첨부한다.

25-01_칸트 철학에서 선험적과 초월적의 개념 그리고 번역어 문제.pdf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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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가 정의한 12가지 판단형식과 여기에 근거한 12개 범주에 대한 훌륭한 요약을 발견하여 메모로 남긴다.
출처1: http://blog.naver.com/mysig21/220219478863
출처2: 순수이성비판, 이성을 법정에 세우다 (진은영 지음)

범주에 대한 반복적인 학습과 이해가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 막연히 '그런 단어(범주)가 있었지' 정도로 두리뭉실 넘어가면 책의 줄거리를 따라가기 힘들다. 어떤 판단을 놓고 해당 판단이 12개 판단형식들 중 어떤 형식을 사용한 것인지, 12개 범주들 중 어떤 범주를 사용한 것인지 설명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 12개 판단형식과 12개 범주를 이해하기 힘든 이유는 번역어의 생소함 때문이었다. 낱말만 보고는 '무한판단', '선언판단' 같은 용어의 의미를 짐작도 할 수 없었다 (독일어의 바닥에 깔려있는 개념체계와 한국어의 개념체계가 다른 것 같다). 뜻과 사례를 반복적으로 보면서 용어의 의미를 익히는 수 밖에 없었다.

 

인간의 12가지 판단형식

분량
 
 
전칭판단 모든 A는 B다. '모든 사람은 죽는다.'
특칭판단 어떤 A는 B다. '어떤 사람은 학생이다.'
단칭판단 A는 B다. '마르크스는 철학자이다.'
성질 긍정판단 A는 B다. '쾰른의 돔은 높다.'
부정판단 A는 B가 아니다.
(계사부정)
'영혼은 죽지 않는다'
(칸트는 이런 판단을 단순히 죽는 것을 부정하는 것으로 여김. 죽는 영혼은 없다로 해석됨)
무한판단 A는 ~B다.
(술어부정)
현대논리학에서 무한판단은
긍정판단의 한 종류로 여겨짐.

'영혼은 불사이다'
(칸트에 따르면 이 판단은 단순히 영혼이 죽지 않는다는 판단보다 더 적극적으로 반대개념인 불사를 주어에 부여함.
'영혼은 죽지는 않는 것이다' 또는
'죽지는 않는 영혼이 있다'로 이해할 수 있으므로 영혼과 결부될 수 있는 술어가 특정 영역은 배제되지만 무한하게 된다.
가사적인 것이 배제되었기 때문에, 즉 가능한 술어가 무한한 동시에 제한되었기 때문에 '무한판단'에서 '제한성'의 범주가 도출된다.)
관계 정언판단 A는 B다. '마르크스는 철학자이다.'
(주어와 술어의 관계)
가언판단 만일 A가 B면, C는 D다. '만일 눈이 온다면 버스가 끊길 것이다.'
선언판단 A는 B거나 C거나 D이다. '꽃이 피거나 피지 않을 것이다.'
양상 개연판단 A는 B일 수 있다. '우주에 다른 생명체가 존재할 수도 있다.'
실연판단 A는 B다. '지금 비가 온다.'
필연판단 A는 B이어야 한다. '5+7은 12 여야만 한다.(5+7=12)'

 

그리고 이 12개의 판단형식으로부터 정리된 12개의 근본적이고 선험적인 범주는 다음과 같다.
(1) 분량(양, 많고 적음): 전체성, 다수성, 단일성
(2) 성질(질, 유무 또는 여부): 실재성, 부정성, 제한성
(3) 관계: 실체/속성, 원인/결과, 상호작용
(4) 양상: 가능/불가능, 현존/부재, 필연/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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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이성비판

임마누엘 칸트 지음
백종현 옮김
아카넷 펴냄

 

읽다가 잊어 먹으면 되돌아가 다시 읽고, 읽다가 이해 안되면 납득될 때까지 다시 읽는 반복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시작하면서 읽기 시작했는데, 올해 끝날 때까지 끝이 날지 모르겠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이번에는 끝까지 읽을 결심이다.

 

이해하기 어려웠던 용어들을 정리한다.

  • 직관 (直觀, Anschauung)
    일상에서 쓰던 "직관"과 뜻이 조금 달랐다. 어떤 사람을 두고 "그 사람은 직관이 뛰어나다"라고 말할 경우, 그 "직관"은 뛰어난 전문성을 바탕으로 무언가 꿰뚫어 보는 "통찰"을 의미한다. 하지만 칸트 순수이성비판의 "직관"은 감성 위에 표상을 그려내는 (인간이면 누구나 갖고 있는) 감각 능력을 의미한다. "통찰"을 의미하지 않는다.
  • 연역 (演繹, Deduktion)
    여기서 "연역"은 연역법, 귀납법의 그 연역이 아니다. 논리학 용어가 아니라 법률 용어다. 칸트가 말하는 "연역"은 어떤 것이 정당한지 부당한지 밝히는 (자격의 정당성을 증명하는) 판결을 뜻한다.
  • 통각 (統覺, Apperzeption)
    직관을 통해 내게 전달되는 잡다한 "표상"들이 내게 의미 있는 "인식"이 되려면, 그 "표상"들이 "나는 생각한다"는 나의 근원적 의식과 결합되어야 한다. 이 근원적 의식을 "통각"이라고 한다. "통각"과 결합되지 못한 "표상"들은 그냥 나를 스쳐가는 무의미한 사건들일 뿐이다. 통각은 "존재"하는 어떤 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인식하는 "활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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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24.
고등학교 때, 멋진 제목때문에 골랐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들고 절망했던 적이 있었다. 당췌 뭔 말인지... 니체에 대해 무지했다. 원래 사람은 무식하면 용감해진다. 나는 근거 없는 선입견으로 니체를 재단하고 그를 밀쳐두었다. 내게 니체는 초인으로 대표되는 우생학적 민족주의자였고 나치의 전위 철학자였다. 결코 내 지적 능력이 모자라서 밀쳐둔 철학자가 아니라 알면 해로운 철학자이기 때문에 밀쳐 둔 사람이었다.

이 책이 요약하는 니체의 철학은 "삶을 긍정하라"이다. 즐겁게 살 것이며, 자기 머리로 자기 생각을 할 것이며, 자기 의지로 자기 삶을 살 것을 주문한다. 그렇게 사는 사람이라면 니체는 자기 책을 읽지 않은 자라 할지라도 자기 독자로 여길 것이며 자기 친구로 여길 것이라 이야기 한다.

인간의 변신 가능성을 설파한 점에서 니체의 철학은 정신분석학과 닿아 있다. 정신분석학에서는 한줌의 의식 너머 인간 스스로가 인지 못하는 무한한 잠재의식을 가정한다. 니체는 인간에겐 변신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이 있으며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신해야 하는 존재라고 역설한다. 니체는 "긍정"에 대해 가르친다. 기존의 가치체계에 구속되지 말고 스스로의 자유를 귀하게 여기라고 가르친다. 그래야 스스로의 세상을 창조할 수 있는 초인일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니체는 세상의 창조를 신의 손에서 뺏어 인간의 손에 안겨주었다.

이 책은 니체 철학에 대한 친절한 안내서다. 니체의 의도는 이것이었노라고 알기 쉬운 언어로 설명해준다. 니체의 원본을 읽어볼만한 용기를 북돋아준다. 이 책을 통해 니체의 일면을 보게 됐다. 니체의 책을 직접 읽어 볼 생각이다. 그린비의 리라이팅 클래식은 추천할만한 시리즈다.

니체의 위험한 책,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고병권 지음
그린비 펴냄, 리라이팅 클래식 003


2016.08.13.
<영원회귀>와 <권력의지>가 <차라투스트라>를 읽는 키워드임을 알게 됐다. 우리에게는 삶이 영원히 반복되더라도(영원회귀), 그 속에서 긍정적인 차이를 만들어 내려는 용기(권력의지)가 필요하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목차에 맞춰 적절한 해설을 제공해준다. 니체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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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이를 위한 책, 그러나 아무도 이해하지 않는 책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박성현 옮김

심볼리쿠스 펴냄


원서에 대한 이해 없이 원어의 단어를 번역어의 단어로 치환하는 것은 번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역자는 자기가 이해한 내용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글로 표현했다. 그런 점에서 훌륭했다.


역자는 원서를 <시>라고 정의한다. 그래서 제목도 '짜라투스트라...'나 '차라투스트라...'가 아니라 '짜라두짜...'이다. 시적 운율을 살리기 위해서라고 한다. <시>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원서의 과장된 어투와 몽환적 전개가 납득된다. 번역 상의 장점이 하나 더 있다. 원래 이 책은 거의 모든 내용이 대화다. 역자는 대화의 맥락에 따라, 그러니까 말을 하는 사람과 그 말을 듣는 사람에 따라 어투를 달리한다. 시종일관 '...하노라' 식의 낯선 말투로 일관하는 다른 번역서들과 달리 이 책에 실린 대화는 알아 들을 수 있다. 그래서 모호하고 흐릿하지 않은 또렷한 니체를 만날 수 있다. 또렷하게 마주한 니체가 맘에 드는지 안 드는지는 그 다음 이야기다.


니체는 짜라투스트라(짜라두짜)를 통해 신이 죽었다고 선언하지만, 그러니 마구 살아도 좋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을 초월한 더 나은 존재(초인)가 되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며 살라고 한다. 고통스러운 삶이 무한히 반복되더라도 그것을 긍정하라고 한다. 어떤 철학자보다 도덕적으로 강경한 주장이다.

아직까지 니체가 낯설다. 몇 번 더 읽을 참이다.


참 좋은 번역이었다 (번역 별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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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지음

전경아 옮김

인플루엔셜 펴냄


제목을 참 잘 지었다. 책의 주제를 제대로 요약한다.

흔한 자기 계발서인줄 알고 기피했는데, 추천하는 사람들이 많아 읽게됐다. 활자가 크고, 두께가 얇은 데다가, 문체가 쉬운 책이었다.


자신의 과제와 타인의 과제를 분리해서 생각하라고 한다.

그래서 지금 여기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라고 한다. 타인을 배려하되 타인의 영역에 개입하지 말라고 한다.


자기수용, 타자신뢰, 타자공헌을 통해 공동체 감각을 느끼는 것이 행복의 비결이라고 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 받는 것에 연연하는 것은 삶에 대한 성숙하지 못한 태도라고 주의를 준다. 논어의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 문장이 생각나는 대목이었다.


멋진 번역이었다 (번역 별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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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Also sprach Zarathustra


니체 지음

정동호 옮김

책세상 펴냄


낯선 문체, 낯선 내용.

유명한 책이지만 처음 읽었다.


지금의 삶을 희생해서 천국을 준비하지 말라고 한다.

주어진 가치를 위해 살지 말고 스스로 가치를 창조하며 살라고 한다.


통쾌한 문장이 울부짖듯 지나간다. 하지만 낯선 문체와 몽환적인 전개 때문에 전체적으로 부조리하게 느껴진다. 몇 번 더 읽어야 '좋다'고 느껴질 것 같다. 지금은 '좋지 않다'.

준수한 번역이었다 (번역 별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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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이란 무엇인가

예일대 17년 연속 최고의 명강의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엘도라도 펴냄



강렬한 제목이다.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고 생각한다. 출판사도 그런 생각을 했는지 책 표지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 있다.

나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지만 책을 반 넘게 읽도록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이야기는 한 줄도 안나온다. '영혼이 있다, 없다.', '육체 없이 정신만 존재할 수 있다, 없다.' 같은 저자의 극히 자의적이고 현학적인 말장난만 지루하게 이어진다. 예일대 철학 교수의 저작이라는 타이틀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전체 14장 중 9장을 못넘기고 책을 접었다.


내용과 별개로 번역은 좋았다 (번역 별 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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