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의 함정

독후감 2015. 10. 26. 23:38

뇌과학의 함정

인간에 관한 가장 위험한 착각에 대하여


알바노에 지음

김미선 옮김

갤리온 펴냄


2013.06.17.

인간은 세상을 인식한다. 이런 인식의 원리를, 다시 말해 뇌의 동작 원리를 규명하려는 과학이 뇌과학이다. 철학자이자 인지과학자인 저자는 현대의 뇌과학이 잘못된 전제 위에 지어지고 있는 모래성과 같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여기 한 인간이 있다. 그리고 그가 인식하는 세상이 있다.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그>이고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세상>일까? 저자는 <인식>이라는 현상을 <뇌세포>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은 <무용>이라는 예술을 <근육>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두개골 안쪽에 있는 <뇌세포>에만 집중하는 현대의 뇌과학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참신한 의견이었다. 몇 번 더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번역의 경우 아쉬움이 없진 않았으나 나쁘지 않았다.


2015.10.26.

우리는 실존하는 세상 속에 존재한다. 뇌가 만들어내는 환상 속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나와 세상이 관계된 맥락을 무시하고 뇌만을 연구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 방법이다.

우리는 뇌만으로 만들어져 있지 않다. 뇌만으로는 인식을 만들어낼 수 없다. 인식이 있으려면 뇌와 몸과 세상이 모두 필요하다.

다양한 사실을 제시하며 독자를 설득한다. 수긍할만큼 설득력 있는 주장이었다.

조금만 더 다듬었으면 훌륭한 번역이 될 뻔했다. 괜찮은 번역이었다 (번역 별3.5 ★★★☆).



Posted by ingee
,

죽음이란 무엇인가

예일대 17년 연속 최고의 명강의


셸리 케이건 지음

박세연 옮김

엘도라도 펴냄



강렬한 제목이다.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고 생각한다. 출판사도 그런 생각을 했는지 책 표지에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 있다.

나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지만 책을 반 넘게 읽도록 '어떻게' 살아야 할까에 대한 이야기는 한 줄도 안나온다. '영혼이 있다, 없다.', '육체 없이 정신만 존재할 수 있다, 없다.' 같은 저자의 극히 자의적이고 현학적인 말장난만 지루하게 이어진다. 예일대 철학 교수의 저작이라는 타이틀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전체 14장 중 9장을 못넘기고 책을 접었다.


내용과 별개로 번역은 좋았다 (번역 별 3.5 ★★★☆).

Posted by ingee
,

우리는 왜 실수를 하는가


조지프 핼리넌 지음

김광수 옮김

문학동네 펴냄


일전에 읽었던 <생각에 관한 생각>이나 <새로운 무의식>의 요약편을 보는 듯했다.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는 책이라기 보다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재밌게 소개하는 책이었다. 평범한 번역이었다 (번역 별3.5 ★★★☆).



Posted by ingee
,

명령하는 뇌, 착각하는 뇌

당신의 행동을 지배하는 뇌의 두 얼굴


라마찬드란 지음

박방주 옮김

알키 펴냄


인간의 가장 큰 특징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라고 한다. 거울신경이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데, 유독 인간에게 잘 발달되어 있다고 한다.


이 책은 인지과학의 결실에 대해 많은 것을 설명해준다. 그런데, 속 시원한 해답 보다는 의미 심장한 질문을 얻을 수 있었다. "언어 없이 생각할 수 있을까?", "아름다움은 인간만 느끼는 것일까?" 같은 질문들 말이다.


그저 그런 번역이었다 (번역 별3 ★★★, 읽을만은 함).



Posted by ingee
,

생각에 관한 생각

2002년부터 기다려왔던 단 한 권의 책, 행동경제학의 바이블!


대니얼 카너먼 지음

이진원 옮김

김영사 펴냄


기존의 경제학은 모든 사람이 항상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움직일 거라고 가정한다. 그래서 시장이 합리적으로 흘러가리라고 믿는다. 하지만 역사를 통해서 우리는 시장이 비합리적인 파국을 겪는 것을 여러번 보았다. 이책은 사람들이 왜 기존 경제 이론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는지 인지과학을 동원해 설명한다. 인지과학과 경제학의 만남이다. 이것을 행동경제학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흥미로운 주제였다. 시스템1과 시스템2, 이콘과 인간, 경험하는 자아와 기억하는 자아에 대한 소개가 인상적이었다.


번역은 다소 불만스러웠다 (번역 별3 ★★★, 읽을만은 함). 저자가 소개하는 2가지 인식체계가 있다. 이책은 그것을 <시스템1>과 <시스템2>라고 번역한다. 시스템1은 현상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인식체계이고 시스템2는 깊이 숙고하여 반응하는 인식체계이다. 만약 이를 <1차 시스템>과 <2차 시스템>이라고 번역했다면 용어만 듣고도 대강의 의미를 짐작할 수 있었을 것 같다. 시스템1, 2 외에도 새로운 개념들을 많이 소개하는데, 그런 개념들을 너무 어렵고 짐작할 수 없는 용어로 번역했다. 역자가 깊이 고민하지 않고 단어를 선택한 것 같다. 전반적으로 번역에 많은 공을 들이지 못한 것 같다.



Posted by ingee
,

노자와 융

독후감 2013. 2. 17. 00:45

노자와 융

[도덕경]의 분석심리학적 해석

이부영 지음

한길사 펴냄

 

융을 전공한 정신과 의사가 정신분석학의 관점에서 노자 도덕경을 해석한다.

 

융에 의하면 의식의 중심인 "자아"에서 벗어나 의식과 무의식 전체의 중심인 "자기(Selbst)"를 인식하고 다가서는 과정이 인격의 발전 과정이라고 한다.

 

융은 노자의 도덕경을 깊이 읽으며 자신만의 정신분석학 이론을 발전시켰다. 한국인인 저자는 서양인인 융과는 또다른 차원에서 도덕경을 읽으며 융의 이론과 노자의 가르침을 설명한다.

 

"자기(Selbst)"와 도(道)의 유사성에 대한 설명, 융 정신분석학의 "동시성 원리"에 관한 설명, 노자의 무(無) 사상에 빗댄 "나"라는 존재에 대한 성찰이 기억에 남는다.

 

Posted by ingee
,

생각 사용 설명서

독후감 2013. 2. 11. 17:12

정신과 의사가 들려주는

생각 사용 설명서

전현수 지음

불광출판사 펴냄


생각이 일어남을 알아채고 멈추는 방법을 배웠다. 생각을 멈춘 상태는 흔히 말하는 "생각 없이 멍한 상태"가 아니다. 오히려 마음이 과거나 미래에 가있는 상태가 아니라 온전히 현재에 집중하고 있는 상태다. 에크하르트 톨레의 책 "지금 이순간을 살아라"의 실전응용편 같은 느낌을 받았다.



Posted by ingee
,

지혜의 탄생

독후감 2012. 12. 9. 20:06

지혜의 탄생

로버트 스턴버그 외 지음

최호영 옮김

21세기북스 펴냄


여러 저자의 논문들을 한데 묶은 책이다. 지혜에 대한 과학적 탐구가 시작된 원인에서부터 지혜에 대한 연구의 현재 동향과 내용을 소개한다. 상당히 학구적인 책이다.


지혜는 삶에 대한 전문 지식이라고 한다. 또, 자신의 지식이 틀릴 수도 있다는 태도를 취하면서 앎과 회의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노력이 지혜라고 한다.


여러 저자들이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일관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책이 두껍고, 중언 부언이 많다. 번역은 평범했다. 책의 이해를 방해하지 않았으나 돕지도 못했다.



Posted by ingee
,

스토리텔링, 그 매혹의 과학

이야기의 본질과 활용

최혜실 지음

한울아카데미 펴냄


우리는 누구나 이야기를 좋아 한다. 이야기는 인간의 본능이다. 철학도 과학도 세상을 설명하는 그럴듯한 이야기를 찾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능 때문에 생긴 학문일 것이다. 바로 이 책이 주장하는 바이다. 

인간은 생각하는 본능을 가졌으며, 이야기는 생각의 본질적인 형식이다. 다시 말해 이야기는 인간의 본능이다. 이야기는 엔터테인먼트 분야 뿐 아니라 철학, 정신분석학, 인지과학, 의학, 역사학 등 거의 모든 학문 분야에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이야기는 정보를 저장하고 실행하는 체계이다.

지금의 세계에는 이야기가 아닌 것이 아무것도 없다. 핸드폰조차 조약돌 모양으로 만들어 사람들이 어린 시절 바닷가에서 조약돌을 만지며 놀던 이야기를 끄집어내도록 만드는 세상이다. 

조리있게 잘 만든 책이다. 같은 주제로 추가 저작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Posted by ingee
,
방대한 규모의 연구가 있었다. 명문 하버드대생 그룹, 비범한 지능의 여성 그룹, 그리고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남성 그룹, 이렇게 3 그룹의 일생을 면담한 연구였다. 연구를 수행했던 사람도 연구의 대상이 됐던 사람도 이미 많은 수가 고인이 됐다. 가능성 많던 젊은 시절부터 늙고 약해진 노년 시절에 이르기까지 일정한 주기로 면담을 진행하면서,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고찰하는 연구였다.
알콜 중독자중에 행복한 삶을 누린 사람은 없었다. 저자는 불행한 삶 때문에 술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술에 의지하기 때문에 삶이 불행해지는 것이라고 단정한다. 타인과의 교류 없이 행복한 삶을 누리는 경우도 드물었다. 타인에 대한 관심과 사회에 대한 참여가 있어야 행복을 넓힐 수 있었다. 행복해지려면 아이에게서도 배워야 했다. 사랑과 관용의 시선으로 후손을 대하고 사랑의 속성이 내리사랑임을 인식해야 한다.
인상적인 연구였지만 책 자체는 평범했다. 번역도 평범했다. 

하버드대학교 인생성장보고서 행복의 조건
조지 베일런트 지음
이덕남 옮김
프런티어 펴냄


Posted by inge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