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행성

독후감 2016. 9. 22. 23:11

기억의 행성

조용미 시집
문학과지성사 펴냄




묵백 (墨白)


  왜 모든 것은 반복되는 것일까 왜 모든 감각은 죽었다가도 다시 살아나는 것일까 이 별의 모든 것들은 왜 끊임없이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는 걸까 반복되는 삶이 지루하지 않고 무시무시하다


  인간은 반복되는 존재다, 라고 말해도 겸손을 위장할 수 있을까 어느 생에선가 내가 살아낸 적 있는 삶을 당신이 지금 왜 똑같이 살아내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가장 무서운 형벌은 반복을 반복하는 것


  오래전 내가 살았던 삶은 지금의 삶과 너무 다르지만 결국 같은 것을, 당신과 내가 다음 생에도 무언가 이상한 일을 반복하리라는 것을, 그러기 위해 꼭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것을


  검고 희고 붉고 푸르고 밝고 어두운 것들의 세계에 들어 회오리치며, 당신과 나는 여러 생을 지나도록 만나지 못하고 반복을 기다리고 여러 생이 지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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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그리는 해부학 교수의 별나고 재미있는 해부학 이야기
해부하다 생긴 일

정민석 글, 그림
김영사 펴냄


아주대 해부학 교수님이 그린 만화책이다. 아재 개그의 향연이다. 피식 피식 웃으면서 깨우치는 건강 상식이 무척 쏠쏠했다. 나와는 상관 없는 학문이라고 생각했는데, 해부학이 가르쳐주는 지식의 풍부함에 놀랐다.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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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신화로 말하다

현경미 글,사진
도래 펴냄


인도에서 4년간 생활했던 저자가 흰두교의 신들과 인도의 관광지들을 소개한다. 반얀나무 사진과 타지마할 사진이 기억에 남는다. 기대보다는 내용이 빈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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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김영사 펴냄


<총, 균, 쇠>와 비슷한 거대 역사서(빅 히스토리)다. 인류의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보고 미래를 전망한다. 굳이 분류하자면 역사서지만 인류의 진화에 관한 현대 과학의 성과도 잘 설명하고 있다. 과학책으로 봐도 무방하겠다.

인류는 수십억년간 생물학적 진화를 거쳐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다. 하지만 최근 200년 남짓 동안의 문화적 진화가 인류의 생활 양식을 철저하게 바꾸어 놓았다. 이제 인류는 스스로를 재창조할 수도 있는 힘을 갖게 됐다. 우리는 지금 무엇이 되기를 원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내용은 <총, 균, 쇠>만큼 진지했지만 문장은 <총, 균, 쇠>보다 유쾌했다.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멋진 번역이었다 (번역 별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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