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라두짜는 이렇게 말했다

모든 이를 위한 책, 그러나 아무도 이해하지 않는 책


프리드리히 니체 지음

박성현 옮김

심볼리쿠스 펴냄


원서에 대한 이해 없이 원어의 단어를 번역어의 단어로 치환하는 것은 번역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역자는 자기가 이해한 내용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글로 표현했다. 그런 점에서 훌륭했다.


역자는 원서를 <시>라고 정의한다. 그래서 제목도 '짜라투스트라...'나 '차라투스트라...'가 아니라 '짜라두짜...'이다. 시적 운율을 살리기 위해서라고 한다. <시>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원서의 과장된 어투와 몽환적 전개가 납득된다. 번역 상의 장점이 하나 더 있다. 원래 이 책은 거의 모든 내용이 대화다. 역자는 대화의 맥락에 따라, 그러니까 말을 하는 사람과 그 말을 듣는 사람에 따라 어투를 달리한다. 시종일관 '...하노라' 식의 낯선 말투로 일관하는 다른 번역서들과 달리 이 책에 실린 대화는 알아 들을 수 있다. 그래서 모호하고 흐릿하지 않은 또렷한 니체를 만날 수 있다. 또렷하게 마주한 니체가 맘에 드는지 안 드는지는 그 다음 이야기다.


니체는 짜라투스트라(짜라두짜)를 통해 신이 죽었다고 선언하지만, 그러니 마구 살아도 좋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을 초월한 더 나은 존재(초인)가 되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며 살라고 한다. 고통스러운 삶이 무한히 반복되더라도 그것을 긍정하라고 한다. 어떤 철학자보다 도덕적으로 강경한 주장이다.

아직까지 니체가 낯설다. 몇 번 더 읽을 참이다.


참 좋은 번역이었다 (번역 별4 ★★★★).



Posted by ing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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