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재밌어 한다.
하지만  역사 자체에 대해 고민해본 적은 없다. 이책은 제목 그대로 역사가 무엇인지 설명한다. 이 책은 저자 E.H. 카가 1961년 모교인 캠브리지 대학에서 3달간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저자의 주장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저자는 <역사>가 <역사가>와 떨어질 수 없는 관계임을 밝힌다. 과거에 일어났던 수많은 사건들 중에서 어떤 사건을 <역사적 사건>으로 선택할지는 역사가의 몫이다. 역사가는 자신의 가치관에 비추어 중요하다고 판단한 사건을 <역사적 사건>으로 선택하고 그것을 모아 역사를 기술한다. 역사적 사건을 선택하는 역사가의 가치관은 그가 속한 시대와 사회에 의해 형성된다. 종합하면 역사란 현재의 필요에 의해 현재의 관점에서 서술된 과거의 기록이다.

저자는 지극히 객관적인 입장에서 논리를 전개한다.
그가 속한 영어권 사회에 대해 '이제 서방의 역사는 끝났다'고 선언한다. 1960년대의 저술임을 생각하면 무척 파격적인 주장이다. 동시에 저자가 안타까와 하는 것은 서방의 전성기가 끝났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방 사회가 그런 시대의 흐름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자기가 속한 사회에 대해 냉정이 평가하면서, 동시에 자기 사회에 필요한 문제의 핵심을 냉철히 지적하고 있다.

러셀의 책을 읽으며 말빨이 세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이 책도 러셀의 문체와 비슷한데, 시종일관 유머를 잃지 않는다. 약간 시니컬하고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하면서 자기 주장을 한다. 영국 지성인들의 공통된 문체인가 보다. 두께도 얇고 번역도 깔끔하다. 부담 없이 재밌게 읽을 수 있다. 홍신 문화사의 "고전으로 미래를 읽는다" 시리즈는 책표지가 깔끔하고 무게도 가볍고 본문에 여백도 많아 들고 다니며 메모하며 읽기 좋다.

 

 

Posted by ing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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